일본계 제이트러스트 부정적 이미지 극복할까
  • 김병윤 기자 (yoon@sisabiz.com)
  • 승인 2015.10.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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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스폰서십 계약 앞두고 반대론 무성
후지사와 노부요시 日제이트러스트그룹 대표가 2012년 10월19일 서울 서초 본사에서 열린 친애저축은행 창립기념식서 축사를 하고 있다. J트러스트는 최근 광고 모델 발탁에 이어 스포츠 구단 스폰서십에서 여론에 반대에 직면했다. / 사진=뉴스1

일본 금융사 제이트러스트(J Trust) 가 마케팅 무대에서 부정적 이미지를 깨려고 분투하고  있다.

J트러스트는 야구 구단 히어로즈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하지만 구단 팬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혀 계약 진행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제이트러스트(J Trust) 그룹 관계자는 26일 “야구 구단 스폰서십과 관련해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며 계약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J트러스트는 얼마 전 광고 모델 선정 과정에서도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배우 고소영 씨와 광고 계약을 했지만 반대 목소리가 높아져 결국 계약을 해지했다.

◇‘J트로스트=대부업’ 여론은 그릇된 비판

업계에선 J트러스트가 이처럼 여론 반대에 부딪히는 주된 이유로 일본계 금융사란 점을 꼽고 있다.

한국에서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를 운영하는 J트러스트의 최대주주는 후지사와 노부요시다. 그는 2008년 그룹의 최대주주가 됐고, 올 6월 기준 19.4%의 그룹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동남아시아·한국·일본 등에서 은행·카드·리스 등과  비금융사업을 벌이고 있는 J트러스트는 지난 3월엔 인도네시아 상업은행도 취득했다.

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단기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대했지만 이제 그러한 단계는 지났다”며 “향후 동남아시아와 한국 은행업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이익 확대를 추구하는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급성장했지만 J트러스트는 아직 한국에선 대부업 이미지를 깨지 못하고 있다.

J트러스트그룹은 국내에서 JT친애·JT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2곳과 JT캐피탈, 티에이자산관리대부 등 4곳을 보유하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의 전신은 미래저축은행이다.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 당시인 2012년 5월 J트러스트가 인수했다

J트러스트 관계자는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100%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했다”며 “미래저축은행에 남겠다고 한 직원들만 미래저축은행 파산재단에 남았고 나머지는 전부 고용승계했다”고 말했다.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을 인수한 JT저축은행과 JT캐피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전부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했다고 밝혔다.

'J트로스트=대부업' 이미지를 심어준 티에이자산관리대부는 원더풀론으로 알려진 케이제이아이(KJI)가 전신이다.

이와 관련해 J트러스트 관계자는 “KJI를 인수하면서 정상채권은 금리를 인하해 저축은행 고객으로 유도했고, 티에이자산관리대부는 남은 부실채권만 관리하고 있다”며 “신규 대출은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규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사업체의 총 자산은 2조3000억원이라고 밝혔다. 그중 대부업 규모는 1000억원으로 전체 5%도 안 된다고 했다.

◇해외 금융사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 갖춰야

업계에선 J트로스트가 이미지 개선을 노려 야구 구단 스폰서십을 맺으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구 구단의 경우 한 해 운용비만 50~60억원이 들지만 그만큼 수익은 나지 않는다”며 “J트로스트가 진입하려는 야구 구단은 운용 규모가 훨씬 크게 때문에 손실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기적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OK저축은행 등 계열사를 보유한 아프로서비스그룹도 비슷한 이유로 지난해 안산OK저축은행러시앤캐시 배구단을 창단했다.

이후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배구단과 저축은행을 연계해 금리우대 상품을 내놨다. 또 고객에게 최대 5%대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장학회까지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다가서고 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을 두고 대부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배구단을 꾸린 뒤 긍정적 인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금리우대나 지역사회 공헌 활동은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엔 현재 J트러스트를 비롯해  오에스비(OSB, 일본), 에스비아이(SBI, 일본), 페퍼(호주)저축은행 등 외국계 4사가 저축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또 대만 계열인 유안타금융은 현재 한신저축은행을 인수하려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국계 저축은행에 대해 국내에선 지나친 고금리 영업을 한다는 비난이 이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대손율(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는 비율)이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업계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일본계 저축은행에 대해선 자금 출처를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은데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합법적인 자금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허가 때 주주의 건전성 등 정량적 부분 뿐만 아니라 정성적 측면까지 모두 고려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도 “외국계 저축은행도 당국의 절차를 거친 업자”라며 “일본계라는 이유로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부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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