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국제 인물 / 오바마-시진핑, 명실상부한 G2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09.08 15:44
  • 호수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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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8년 연속 1위…힐러리·아베 신조·리퍼트 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 대해 이견은 없었다. 올해도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 인물’ 1위에 오바마 대통령이 올랐다. 미국 대통령은 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 국제 인물이 포함된 2003년 이래 언제나 1위를 차지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2009년 이후 8년 연속 맨 앞자리에 섰다.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국제 분야 조사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부적인 지목률의 차이만 있었을 뿐, 지난해와 비슷한 인물들이 1~10위 안에 들어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68.8%의 지목률로 1위를 차지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위(55.4%)에 올랐다. 이어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19.0%), 아베 신조 일본 총리(17.4%),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7.8%),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7.6%)이 자리했다. 전반적으로 큰 변화는 없었다. 

 

 

미·중 양강 체제가 더욱 단단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압도적인 차이로 다른 인물들을 제치고 1, 2위에 올랐다. © 연합뉴스


이번 국제 인물 조사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지목률이 상승했으며, 1위인 오바마 대통령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오바마-시진핑이 ‘가장 영향력 있는 외국 인물’에서도 명실상부 G2(세계 2대 강국)에 올랐다.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의 뒤를 이은 시 주석은 2013년 35.3%의 지목률을 기록한 후 2014년 59.5%로 급상승했다. 이후 2015년에는 47.4%로 하락했으나 올해 55.4%로 다시 올랐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76.4%, 2013년 87.0%, 2014년 82.2%, 2015년 75.4%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68.8%를 기록했다. 시 주석의 상승과 맞물려 오바마-시진핑 간 지목률 격차는 13.4%포인트로, 처음으로 10%포인트 대의 차이를 나타냈다. 

 

두 정상의 지목률 격차가 줄어든 데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과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점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한반도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해 미국과 갈등 관계에 놓여 있으며, 남중국해에서는 영유권을 둘러싸고 주변 국가와 긴장관계에 있다. 

 

시 주석은 9월3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은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며 “미국 측에 중국의 전략적 안전(안보)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서밋 개막 연설에서도 “지난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미국을 우회 비판했다. 중국에 도착한 대부분 국가의 정상들이 레드카펫을 제공받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제공하지 않으면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시 주석은 9월5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사드 배치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문제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은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분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1위 예상 후보’ 힐러리?트럼프 10위권 

 

오바마 대통령의 지목률은 하락했지만 ‘차기 1위 예상 후보’들은 새롭게 10위 안에 들어섰다. 미국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나란히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힐러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에 이어 3위(19.0%)를, 트럼프는 3.3%의 지목률로 8위를 차지했다. 2015년에 10위를 차지했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은 자연스럽게 11위로 밀렸으며, 9위였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국내 대권 주자로 분류되면서 국제 인물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힐러리는 현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3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힐러리는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에게 맹추격을 당하는 상황이지만, 당선 가능성에서는 여전히 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8월24일(현지 시각) 공개한 대선 예측에 따르면 유권자들이 지금 당장 투표할 경우 힐러리의 승리 가능성이 95%에 달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추산한 힐러리의 대선 승리 가능성 역시 89%로 트럼프를 압도했다. 다만 클린턴재단에 기부한 인물 중 일부가 힐러리의 국무장관 시절 힐러리 사택으로 초대받는 등 특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클린턴재단 스캔들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비호감도가 높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미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 공동조사에 따르면 힐러리에 대한 비호감도는 56%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서 극단적인 발언을 일삼았음에도 공화당 대선후보를 꿰찬 트럼프는 힐러리를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지지율에서 힐러리에게 10%포인트 넘게 뒤졌으나 최근 격차를 급격히 줄였다. 미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발표한 지난 9월 첫째 주 모닝컨설트 조사에 따르면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2%와 40%였다. 3주 전엔 7%포인트 차이였다가 2%포인트로 줄어든 상황이다. 트럼프 역시 비호감도가 높다는 점이 약점이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 공동조사에서 나타난 비호감도는 63%에 달했다.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나 ‘강간범’이라 비난하고, 동성연애자와 유색인종 비하 발언으로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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