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박해진 남·북·미 회담, 김정은·트럼프이기에 또 모른다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6.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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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선 文대통령 합류 가능성 거론 안 되고 있어

 

세기의 만남,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는 "기도하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혁·개방 의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문재인 정부의 북·미 중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 등이 합쳐져 현실화했다. 특히 김정은과 트럼프 두 정상의 예측불가능성은 회담을 전격 성사시켰지만, 동시에 성공 여부를 불투명하게 하는 최대 리스크다. 청와대 입장에선 6월12일 북·미 담판 성공은 물론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는 남·​북·미 정상회담 동시 진행에 관해서도 100%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미 회담에 文대통령 합류 기대감 낮은 상황

 

6월11일 북·미 정상회담 회담지인 싱가포르에 집결한 내외신 언론, 현지 관계자 등에 따르면 6월12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도 합류 가능성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미국·북한 정부의 막판 기싸움과 회담 전야의 흥분감만이 싱가포르를 온통 감쌌다. 한국 정부는 중재자와 '세 번째' 이해 당사국으로서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싱가포르에 공식 국제미디어센터와 별도의 코리아프레스센터를 설치했다. 현지에 파견된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북·미 정상회담 당일 우리 정부의 입장과 관련한 공식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월1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월1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이제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들의 바람이 실현될 수 있도록 (북·미) 두 지도자가 서로의 요구를 통 크게 주고받는 담대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에서 평화로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회담을 통해 적대관계 청산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큰 합의가 도출되기를 바란다"며 "내일 회담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과 기대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거듭 기원했다.

 

청와대는 내심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자연스레 합류해 종전 선언까지 하는 시나리오를 바라고 있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7일 기자회견을 통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 합의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실제로 백악관은 청와대로 싱가포르 초청 가능성을 낮은 단계에서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실무진간 의제 협상이 말끔히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이 불투명해졌다. 6월11일 오후 5시 현재까지도 싱가포르에서 초청장은 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 회담은 애초 북·미 간 회담이었고 실무진 협상에서 3자가 할 수도 있다는 경우에 대비해 우리가 마음의 준비를 했던 정도였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게 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먼저 일정 수준의 종전 합의가 나오고, 어느 정도 간격을 둔 남·​북·미 간 논의를 거쳐 3자 종전선언이 나올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싱가포르 남·​북·미 정상회담이 결국 무산되면 문재인 대통령은 또 다시 바빠질 전망이다. 남·​북·미 종전 선언을 도출하기 위한 추가적 중재 역할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예측불가능한 트럼프·김정은, 뚜껑 열어봐야 확실해질 듯 

 

김의겸 대변인은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실무협상이 오늘(6월11일)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회담은 실무진에서 모두 세팅한 뒤 정상이 의례적으로 마지막 도장을 찍는 회담이라기보다 두 지도자가 얼굴을 맞대고 진솔한 얘기를 하면서 최종담판을 짓는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다. 싱가포르 남·​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역시 뚜껑을 열어 봐야 알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른 일정을 잠시 제쳐두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이동 상황을 비롯한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꼼꼼하게 보고 받고 있다. 최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싱가포르 현지를 방문한 사실도 전해졌다.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 진행 상황에 따라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이 갑자기 결정되더라도 큰 무리는 없다. 한국에서 싱가포르까지 걸리는 비행 시간은 6시간여에 불과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6월11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미국과 북한)는 내일 아주 흥미로운 회담을 하게 된다. 아주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팀은 내일 정상회담을 고대한다"며 "내일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 잘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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