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도 ‘입 돌아가는 증상’ 주의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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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냉방으로 안면신경마비 발생 늘어...눈이 잘 감기지 않으면 병원 찾아야

 

찬 바닥에서 잠을 자면 입이 돌아간다는 옛말이 있다. 구안와사(口眼喎斜)를 의미하는 얘기다. 글자 그대로 입과 눈이 삐뚤어진다는 뜻이다. 한의학에서는 찬 바람을 맞고 생긴다고 해서 '와사풍'이라고도 한다. '입이 돌아간다'는 것은 얼굴 말초 신경이 마비돼 나타나는 안면신경마비 증세다. 

 

흔히 안면신경마비는 추운 겨울철 질환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여름철에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안면신경마비 환자가 겨울철(12~2월)보다 여름철(6~8월)에 다소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 환자가 안면신경마비 치료를 받고 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여름철에 안면신경마비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과도한 실내 냉방 때문이라는 게 전문의의 분석이다. 남상수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 교수는 "에어컨 냉방으로 실내외 온도 차가 벌어지면 전신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특히 땀을 흘린 채 갑자기 찬 바람을 쐬거나 얼굴에 장시간 직접 바람을 맞으면 얼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면 안면신경마비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 염증 발생 등에 취약해진다"며 "과도한 냉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면신경마비의 증상은 눈이 잘 감기지 않고 눈물이 나고 입이 비대칭이면서 식사나 양치질을 할 때 입꼬리로 물이 새기도 한다. 3~7일 동안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서 마비 증상이 심해진다. 대부분은 저절로 회복된다. 그러나 일부는 안면 비대칭이나 경련과 같은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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