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부르즈 할리파’ GBC…국내 최고층 마천루 전망
  • 길해성 시사저널e. 기자 (gi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1.24 14:00
  • 호수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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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숙원사업 GBC, 롯데월드타워보다 14m 높아
경제효과 264조원·고용인원 122만 명으로 역대 최대
MICE 산업 중추여서 서울시도 전폭 지원

부르즈 할리파(아랍에미리트·828m), 상하이타워(중국·632m), 아브라즈 알 바이트 타워(사우디아라비아·601m). 각 나라를 대표하는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의 현주소다. 국내에서는 현재  2015년 완공된 ‘롯데월드타워(555m)’가 가장 높다. 하지만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완공되면 ‘국내 최고층 마천루’ 타이틀 역시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인 GBC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짓는 통합 사옥이다. 신사옥으로 사용될 메인타워 높이는 569m로 롯데월드타워보다 14m 높다. 이르면 상반기에 착공해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국내 최고의 입지에 법정 최대 규모로 지어지는 만큼, GBC는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GBC 개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점이다. 앞서 지어진 롯데월드타워는 건설단계에서만 4조원이 넘는 생산유발 효과를 냈다. 규모가 비슷한 GBC 역시 생산·부가가치·고용·소득유발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에도 시너지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꿈꾸는 GBC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167번지 부지(7만9342㎡)에 3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부지에는 105층 높이의 메인타워(연면적 56만611㎡)를 포함해 5개 동의 빌딩이 들어선다. 호텔·업무시설, 국제회의가 가능한 컨벤션센터, 자동차테마파크, 관광시설(한류체험 공간 등), 대형 쇼핑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강남구 삼성동 현대자동차 통합 신사옥 조감도 ⓒ 시사저널 사진자료
강남구 삼성동 현대자동차 통합 신사옥 조감도 ⓒ 시사저널 사진자료

서울시 전체 취업자 수의 4분의 1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이 예상하는 GBC 개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도시행정학회 용역 결과 기준)는 27년간(인허가 2년, 건설 5년, 준공 후 20년) 264조8000억원이다. 신규 세수 증가도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직간접 일자리 창출 예상인원은 122만 명이다. 이는 서울시 전체 취업자 수(503만 명·2018년 12월 기준)의 4분의 1에 달한다. 사업별로는 △자동차 23만 명 △건설산업 22만 명 △숙박·판매 48만 명 △금융·서비스 12만 명 △금속 등 기계 제조업 18만 명 등이다. 

특히 GBC 건설·운영 기간 동안 연평균 청년 고용창출 효과는 매년 7000명, 27년간 총 18만5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지어진 롯데월드타워의 건설 단계에서 창출된 일자리는 일평균 3500명에 달했고 생산유발 효과는 4조4000억원이다. 이후 개장한 롯데월드몰에서는 파트너사를 포함해 6000명가량의 고용이 창출됐다. 이 중 15~29세 인원은 60%를 차지했다.  

관련 업계도 들썩이는 모양새다.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GBC 공사에 투입될 레미콘양은 23만㎡로 추정된다. 롯데월드타워에 사용된 레미콘양이 22만㎡인데, 건물 끝이 첨탑형이 아니라 일자형임을 감안한 분석이다. 철강재는 후판, 형강, 철근, 강관 등 총 16만톤이 투입될 예정이다. GBC 공사에 조달되는 레미콘양은 30평형대 아파트 3500가구, 철강량은 에펠탑 7개를 짓고도 남는 양이다. 

GBC에는 건물 최상부까지 운행하는 초고속과 중저속 및 화물용 등 100대 이상의 승강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특히 초고속 승강기는 대당 가격이 1억원 이상으로 업계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 GBC에 투입될 승강기는 ‘국내 최고층 빌딩·최다 설치·최고 수주액’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어 국내외 관련 기업들로서는 최고 관심 프로젝트다. 

주변 상권 역시 GBC의 착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공사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주변 상가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에는 연인원 500만 명 이상이 투입됐다. 현장 식당에서 소비한 쌀은 1480톤으로 공기밥 1억4800만 그릇 분량이다. 공기밥 1그릇당 1000원이라고 가정하면 6년 동안 148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한 셈이다. 

현대차그룹만큼이나 GBC에 공을 들이는 쪽은 서울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재 코엑스와 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조성해 MICE 산업 전략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GBC는 코엑스와 잠실운동장 중간에 위치해 전체 사업을 연계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짓는 GBC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26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 시사저널 고성준
서울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짓는 GBC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26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 시사저널 고성준

철강·레미콘·승강기 등 관련 업계도 들썩

MICE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와 이벤트(Exhibition&Event) 등의 영문 앞글자를 딴 말이다. 최근 제조업의 해외 이탈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내수산업을 일으킬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중 컨벤션 산업은 굴뚝 없는 공장이자 대규모 일자리 창출 산업으로 꼽힌다. GBC 내의 전시·컨벤션, 국제업무, 관광숙박시설 등은 서울시의 방침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특히 신규 컨벤션을 통한 수요 창출은 서울시에 엄청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전 세계에 방대한 딜러망과 생산기지 등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충성도 높은 고소득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이들이 현대차그룹 행사 때 지출한 비용은 1인당 평균 1300만원이다. 

하지만 그동안 행사의 상당수는 숙박·컨벤션·관광·쇼핑 등을 일괄 처리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해 해외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GBC가 설립되면 지금까지 해외에서 해 오던 행사를 국내에 유치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개최한 각종 딜러, 고객, 언론인 초청 행사 등을 감안하면 연간 예상 방문 인원은 10만 명(2020년 기준)으로, 1조3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경제적 부가가치와 도시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만큼 최근에는 서울시에서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서울시는 1월13일 남은 인허가 단계인 건축허가·굴토심의 등의 기간을 8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해 착공시기를 앞당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BC는 이르면 상반기 중 첫 삽을 뜰 수 있게 됐다. 완공 예정일은 202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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