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트럼프, 김정은과 담판 앞두고 배짱·입담 과시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2.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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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회의론 제기에 역공, 김정은에 대해선 ‘내 친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잠잠한가 싶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다시 존재감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역사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맞아 그의 두둑한 배짱과 거침없는 입담이 여지없이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27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민주당발(發) 회의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내가 북한을 상대로 무엇을 해야 할지 이야기하는 걸 중단하고, 대신 왜 그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8년간 '그것'(북핵 문제 해결)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자문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앞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낙관론을 펴며 분위기를 돋웠다. 반면 민주당 등 미국 내 진보진영에선 비관에 가까운 전망을 내놓으며 트럼프 정부에 견제구를 날려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만 낸 건 아니다. 그는 같은 날 역시 트위터를 통해 "베트남은 지구상에서 흔치 않게 번영하고 있다. 북한도 비핵화한다면 매우 빨리 똑같이 될 것"이라며 "잠재력이 굉장하다. 내 친구 김정은에게 있어서는 역사상 거의 어떤 곳에도 비견할 수 없는 훌륭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내 친구'라고 지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이날 오전 11시쯤(현지시간) 베트남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국가주석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베트남 관계를 북·미 관계의 '본보기'로 규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젯밤에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려 도로를 따라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공사 중인 모든 건물을 봤고 베트남이 얼마나 번영하는지를 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매우 중요하게도, 우리는 오늘 밤 '매우 큰 만찬'(a very big dinner)과 북한 김 위원장과의 회담들을 갖는다"면서 "우리 두 사람(트럼프·김정은) 모두 베트남에서 이렇게 매우 중요한 정상회담을 갖는 데 대해 매우 좋게 느끼고 있다. 베트남은 훌륭한 생각을 하면 (북한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짜 본보기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떠들썩하게 베트남에 입국한 전날과 달리 이날은 별다른 외부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다.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호텔에 머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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