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취업자 크게 늘어…이유 살펴봤더니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3.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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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고용 최대폭 증가…30~40대 취업 지표는 여전히 부진

얼어붙은 고용 시장에 모처럼 희소식이 들려 왔다. 2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2월보다 26만3000명 늘어난 것이다.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취업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39만7000명이나 늘었다. 반면 경제 허리라 할 수 있는 30대와 40대의 취업 지표는 여전히 부진했다. 60세 이상 취업 지표가 다른 연령층의 고용 지표 부진을 가리는 착시현상을 불러온 셈이다. 

1월15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19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합모집 행사에 참가한 노인들이 취업신청서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1월15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19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합모집 행사에 참가한 노인들이 취업신청서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2월 취업자 수 13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

통계청이 2월13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34만6000명이었다. 2018년 2월(전년동월) 대비 26만3000명 증가한 규모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1월(33만4000명)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다가 1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간 취업자 증가 폭이 급격히 줄면서 '고용쇼크'를 일으켰던 점을 감안하면 반전의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다. 지난해 2월엔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4000명으로 급격히 축소된 데 이어, 올해 1월(1만9000명)까지 12개월 연속 부진했다. 작년 8월에는 취업자 증가 폭이 3000명에 그쳐 겨우 마이너스를 면했다.

업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취업자 수가 전년동월 대비 23만7000명 늘었다. 농립어업과 정보통신업 취업자 수도 각각 11만7000명, 7만2000명 증가했다. 반면 그간 고용부진의 핵심 이유였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15만1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4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도매 및 소매업과 금융 및 보험업에서도 각각 6만 명, 3만8000명이 줄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이 불러온 착시 현상

고용지표 개선의 가장 큰 핵심은 노인 일자리 사업에 있었다. 연령 별로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39만7000명이나 늘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의 취업자 수가 26만2000명이나 늘었다. 상당수 노인들이 노인 일자리 사업에 지원해 보건·복지·공공행정 등의 분야로 유입된 셈이다. 업종별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취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노인일자리 사업에 지원한 분들이 보건·복지·공공행정 등 분야에 취업자로 유입했고 농림어업에서 취업자가 10만명대 증가를 기록한 것도 취업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30~39세, 40~49세 취업자는 각각 전년 대비 11만5000명, 12만8000명 줄었다. 30~40대를 취업자 감소 폭을 더하면 24만3000명이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2만1000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일자리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대부분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36시간을 넘지 않는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2월 주당 36시간 미만인 취업자가 75만1000명 불어났다. 반면 취업시간이 주당 36시간을 넘는 취업자는 44만3000명 감소했다. 

15~64세 고용률은 65.8%로 전년과 같았다. 실업률은 4.7%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은 2월 기준으로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한 9.5%를 기록했다. 2월 기준 실업자 수는 비교 가능한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2017년(134만2000명), 2016년(130만9000명)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통계청은 노인 일자리 사업에 대한 신청 접수가 계속되고 있어 비경제활동인구였던 노인들이 구직 활동에 들어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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