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벌써 콩밭’, 민주-평화 지도부 전북 총출동 ‘기싸움’
  • 전북 전주 = 정성환·전용찬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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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주서 예산정책협의회·현장최고위원회의 개최
민주당, “경제 환골탈태 방법 찾자” 전폭 지원 약속
평화당, 대통령 전북 공약 불이행에 초점 맞춰 맹공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이 전북 전주에서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기싸움을 펼쳤다. 양 당은 20일 지도부가 총출동해 전주에서 각각 예산정책협의회와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내년 4월 총선에 앞서 지역기반 다지기와 지역맹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맞대결을 벌인 것이다. 다만, 내년 격전에서 고토 회복을 벼르고 있는 민주당과 이에 맞서 수성에 나설 민평당은 이날은 창과 방패의 역할이 뒤바뀐 모양새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와 송하진 전북도지사(왼쪽), 안호영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등이 20일 오전 전주시 만성동 전북혁신도시에서 민주당-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와 송하진 전북도지사(왼쪽), 안호영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등이 3월 20일 오전 전주시 만성동 전북혁신도시에서 민주당-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도

 

전북 국회의원은 3대 정파가 각기 나눠 갖고 있다. 평화당은 전북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 10명 가운데 5명을 차지하고 있고, 국민의당 출신이지만 무소속으로 남은 남원의 이용호 의원까지 포함하면 과반인 6명을 점하고 있어 지역에서 보면 여당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이춘석·안호영 의원이 민주당,  정운천·김관영 의원이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이날 양 당은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공약’ 이행과 군산 고용위기지역 기간연장에 초점을 맞춰 주장을 내놨다. 그러나 주장이 향하는 방향과 스탠스는 사뭇 달랐다. 민주당은 ‘전폭적 지원’ 약속을 통해 전북 민심 붙들기에 나섰고 평화당은 ‘대선 공약을 이행하라’며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신산업 찾아야”…군산조선소 재가동·군산형일자리 등 거론

민주당-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  ⓒ시사저널 정성환
민주당-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 ⓒ시사저널 정성환

 

민주당의 전북 행은 지난해 11월 2일 이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전북도청에서 전북도와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진지 118일만이다. 이는 내년 총선에서 ‘텃밭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민주당이 최근 어려운 지역경제 사정으로 전북에서 민심이반 기미가 보이자, ‘호남 적자’임을 부각시키면서 지지 기반을 공고히 다지기 위한 의미로 분석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최고위원회를 가진 뒤 송하진 전북지사 등과 함께 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전폭적인 예산·정책 지원 방안을 쏟아냈다. 

 

이해찬 “군산형 일자리 당 차원에서 적극 검토 시작”

이해찬 대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전북에서 여러분들이 가장 숙원했던 새만금국제공항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신속 건설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이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며 “새만금 사업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공항도 가능한 한 빨리 착공할 수 있도록 당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의 잇단 가동 중단과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산에 대해서도 여러 예산·정책 지원 방안을 내놨다. 그는 “조선산업이 어려워서 현대중공업이 공장을 폐쇄했는데 (지금) 3년치 이상 물량이 확보돼 조선산업이 다시 호황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와있다”며 “가을쯤 되면 눈에 띄게 수요가 많이 보일 텐데 군산 조선산업과 관계된 부분을 어떻게 재가동할 것인지에 전북도, 정부, 당이 관심을 갖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고용위기지역인 군산에서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군산형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아주 적극적인 검토를 당에서 시작하겠다”며 “군산은 GM공장 등의 폐쇄로 실업한 분들이 상당히 많은데 다시 일자리를 만들도록 전북도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설훈 최고위원은 “GM공장 폐쇄, 조선소 폐쇄, 서남대 폐쇄 등으로 전북이 어려운 것은 틀림없다”며 “그러나 지혜와 열정을 발휘한다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은 상용차의 대부분을 생산해왔다. 이 끈으로 차량 자율주행사업, 홀로그램 문화콘텐츠 개발 등 신산업 태동지로 활용할 기회가 된다”며 “전북경제를 환골탈태할 신경제지역으로 바꾸려면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와 송하진 전북도지사(왼쪽)가 3월 20일 오전 민주당-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전주시 만성동 전북혁신도시 내 국민연금공 본부 현관을 들어서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와 송하진 전북도지사(왼쪽)가 3월 20일 오전 민주당-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전주시 만성동 전북혁신도시 내 국민연금공 본부 현관을 들어서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송하진 전북지사는 “새만금 공항이 들어서면 개발공사와 함께 새만금 신항만, 철도 등 세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 전북 상생형 일자리 모델도 만들어나가야 한다”면서 “서남대 폐쇄에 따른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문제도 각별히 챙겨달라”고 당 지도부에 요청했다. 

송 지사는 또 “농촌진흥원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이곳 전주에 자리하고 있다. 민간, 해외 금융기관 이전 성과도 거두고 있다”며 “제3금융중심지 지정문제도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달라”고 했다. 

이날 정책협의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박주민․설훈․남인순․이수진․이형석 최고위원, 김두관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원회 의장, 이해식 대변인, 김성환 비서실장, 소병훈 조직사무부총장, 김현 미래사무부총장 등 당지도부가 총 출동했다. 전북에서는 송하진 전북지사를 비롯해 안호영 도당위원장, 이춘석 의원, 김춘진 등 지역위원장, 김승수 전주시장 등 민주당 소속 시장‧군수 등이 참석했다. 

 

평화당, ‘전북금융중심지 지정·군산고용위기지역 기간연장’ 촉구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3월 20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에서 열린 제7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3월 20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에서 열린 제7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도 이날 오전 비슷한 시각에 전북도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맞불을 놨다. 민평당은 대통령의 전북공약 불이행에 초점을 맞춰 맹공을 폈다. 민평당 지도부는 특히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공약’ 이행과 군산 고용위기지역 기간연장을 촉구했다. 

정동영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전북혁신도시를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점 공약이었는데 3년이 다 되도록 말 한마디가 없다”며 “공약을 지킬 의사가 있는지 밝히라”고 날을 세웠다. 

문 대통령과 여당이 대선 때 이 공약으로 표를 얻어갈 뿐 부산을 의식해 전북을 내팽개친 것 아니냐며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 정권이 부산의 눈치를 보느라 우물쭈물하고 있으나, 부산과 전북의 금융중심지는 업무영역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하며 “전북을 제3금융 중심지로 조속히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당 “정권이 부산 눈치를 보느라 제3금융중심지 지정 우물쭈물”

그는 이어 “전북 산업의 심장이었던 군산의 엔진이 멈춰 서면서 군산은 가장 불행한 도시가 됐다”며 “군산 고용위기지역 지정 기간을 즉각 연장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엽 최고위원은 “정부가 한전공대는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제3금융중심지 발전을 위해 필요한) 연기금 전문대학원 설립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며 이를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조배숙 의원은 “전북혁신도시의 정주 여건을 개선해 미국의 샬럿이나 유럽의 파리와 같은 금융도시로 변모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최고위에서는 전북교육청이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최근 사회문제화하는 완주 공원묘지 조성사업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촉구했다. 민평당은 이날 최고위원회 이후 전북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전북희망연구소’ 출범식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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