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끝짱] 황교안 대표, ‘김학의 사건’ 알 수밖에 없는 이유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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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황교안이 김학의 사건 몰랐다는 건 ‘핫바지’ 같은 소리”

[정두언의 시사끝짱]

■ 진행: 시사저널 소종섭 편집국장
■ 대담: 정두언 전 의원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제작 :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소종섭 편집국장: 여야 대치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1, 2월 국회를 빈손으로 보낸 국회가 3월 임시국회를 열었는데 여전히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거제 개혁 법안 관련해선 지금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이 계속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고 황교안 대표를 향한 여권의 공세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두 분 모시고, 정국 상황 한번 또 재밌게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두언 전 의원님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우리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님 일주일 잘 지내셨습니까?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네. 날씨가 더워졌습니다. 땀이 송글 송글. 

정두언 전 의원 : 본인은 시원하고 좋겠구만. 

소종섭 : 날씨는 봄이 완연하게 느껴지는 시기인데 여의도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먼저, 지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국의 어떤 중심에 서는 모습인데. 지난번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여권을 향해서 공세를 펼치는 형국이었다면, 지금은 여권에서 황 대표와 관련한 여러 공세를 펼치고 있는 이런 상황이 펼쳐졌어요. 우리 정 의원님 현재 정국 상황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정두언 :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이제 계속 올라가고 있죠. 언제까지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한계는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제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뭔가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래서 황교안을 저대로 두면 안 되겠다(라고 본 것 같고). 저도 개인적으로는 황교안이 사실 정치 신인이고 그래서 과연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인가 좀 의문이었는데, 본인이 무슨 역할을 한다기 보다도 지금 한국당이 너무 지리멸렬하고 지지부진하잖아요? 또 홍준표니 뭐니 해서 요즘 너무 정상적이지 않고 시끄러운 노이즈 마케팅 같은 정치가 횡행하다가, 좀 안정되고 차분한 사람이 나타나니까, 정치하고도 거리가 있던 사람이 나타나니까 (상대적으로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당 의원들을 만나면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우리가 모처럼 안정을 찾고 뭐 좀 해나갈 것 같으니까 좀 잘 귀엽게 잘 봐 달라. 너무 비판적으로만 보지 말아 달라. 

소종섭 : 그런 요청을 최근에 많이 받으셨군요.

정두언 : 예. 예.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아이, 잘만 하면 무슨 상관있겠냐고 (대답했죠). 그런데 어쨌든 (황교안 대표가) 우경화된 자유한국당을 중도로 트는 역할을 좀 했으면 본인의 가치가 훨씬 올라가고 당도 지지율이 더 올라갈 텐데, 아쉬움이 남죠. 

소종섭 : 배 소장님은. 

배종찬 : 황교안 대표가 차기 대선 주자에서도 보수 진영 후보 중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그렇게 나타나고.

소종섭 : 지금 뭐 여론조사에서 대략 그렇게 나오죠? 

배종찬 : 네. 그런 이유 중에 하나가 이제 총리를 역임했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다는 거. 진보 진영에서도 이낙연 총리가 주목받았던 이유도 그런 이유거든요. 

그런데 또 하나 여기서 우리가 찾아볼 수 있는 것은, (황 대표에) 안정적인 리더십을 기대를 하고 있는데 문제는 계속해서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은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대상으로 분명히 찍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본인(황교안) 스스로가 공격 포인트가 되어선 안 되는데, 너무 이른 시기에 전면에 나섰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게 아닌가). 

또 한국당 지지율이 올라갔는데, 이것이 그러면 오롯이 황교안 효과냐? 그렇지만은 않다는 거죠. 샤이 보수층이 한국당 지지층으로 흡수가 된 걸 보면, 안보 문제가 분명히 있는 거거든요. 최근에 북미회담이 결렬된 상황도 한국당 지지율 상승에는 분명히 보탬이 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계속해서 공격받는 그 지점을 합리적으로 방어해낼 수 있으면 괜찮은데 (그렇지 못한다는 거). 

전당대회 과정에서 ‘황나땡’이란 이야기가 나왔죠. 황교안 나오면 땡큐라는 것. 황교안 당시 총리가 박근혜 정부 때 법무장관을 역임했었기 때문에 사법농단에 관련된 거 아니냐. 또 김학의 전 법무차관과의 관련성도 이야기 나오고 있고, 또 하나는 KT 특혜채용 부분입니다. 채용비리는 20~30대 젊은 세대한테 공격받을 수 있는 부분인데, 물론 아직까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건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격을 합리적으로 방어해내면 괜찮은데, 이게 자칫 사실로 드러난다면 상당히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황교안으로 인해서 올랐던 지지율이 황교안으로 인해서 내려갈 수가 있는 것이죠. 

소종섭 : 그 두 부분 다 사실 굉장히 민감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버닝썬 사건과 고 장자연 사건, 그리고 김학의 전 차관 사건 등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는데. 특히 김 전 차관 사건의 경우, 당시 2013년이죠? 그 때 당시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있었으니까 여권에서는 그럼 황 대표도 관련 있는 거 아니냐, 해명하라, 이렇게 공세를 펼치고 있거든요?

정두언 : 그러니까 다분히 황교안을 겨냥한 듯 한 움직임이죠. 그리고 그게 근거 없는 움직임이 아닌 것이, 사실 저도 좀 의아했거든요. 너무 엉터리 같이 넘어간 지점들이 많이 있잖아요? 

소종섭 : 그 당시 말씀하시는 거죠? 

정두언 : 예. 사실 김학의 차관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제 친구입니다. 말하기 불편하지만 어쨌든 그런 사건들이 많았어요, 검찰 쪽에. 제가 볼 때는 이 사건은 김학의 개인을 봐주기 위해서 덮고 간 게 아니라, 너무 끔찍한 사건이었거든요. 

소종섭 : 그 사건 자체가? 

정두언 : 네. 그러니까 검찰 전체의 체면이 손상되는... 그런데다가 임명권자도 문제가 되죠. 어떻게 이런 사람을 임명했냐(라는 비판이 나오니까). 그러니까 이제 ‘이건 차라리 덮는 게 낫다’라고 해서 덮여진 사건인데. 문제는 장관이 이걸 몰랐냐. 사실 몰랐다 그러면 이상한 거죠. 그럼 장관님이 완전 핫바지인 거죠. 차관이 그 지경이 돼 있는데 장관이 아무것도 몰랐다? 그러니까 이제 정부나 조사기관 이런 쪽에선 황교안과의 관련성이 나오는 진술을 어떻게든지 확보하는 것이 최대 목표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소종섭 : 이 과정에서 황교안이라는 이름 자체가 등장만 하면, 그때부터는 인화성이 상당히 큰 사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두언 : 그런데 반대로 또 생각할 수도 있죠. 이걸 무사히 넘어가면 또 하나의

소종섭 : 내공이 더 생기는? 

정두언 : 내공이 생기고, 맷집이 있고. 사람들이 또 달리 보는 거죠. 

배종찬 : 그러니까 퉁 쳐서 넘어가면 안 될 것 같고. 지금도 이야기 나오는 것이, 그 동영상(에 등장한 사람)을 왜 못 알아보냐. 피해자가 분명히 있는데. 피해자는 세종문화회관에 나와서 자기가 피해자고 그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나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 당시에도 너무나 뚜렷했다는 거예요. ‘이 사람이 김학의다’라는 것이. 저는 이게 왜 처리가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되거든요. 

정두언 : 아까 얘기했잖아요. 너무나 끔찍하기 때문에 검찰 전체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거고, 임명권자도 (구설수에 오르내리겠죠). 정말 말이 안 되는 거죠. 어떻게 저런 사람을 임명한다는 게. 제가 볼 때는 최고 권력자가 그렇게 해라, 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에요. 

소종섭 : 청와대, 일단 이 부분에 대해서 황 대표는 지난번에 해명하기를, 어쨌든 검증을 했고 검증 과정에 문제가 없어서 임명을 했고, 그런 뒤 며칠 뒤에 문제가 터져서 보도가 나왔다. 그게 이 사건과 관련해 내가 알고 있는 전부다, 그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도 지금 김학의 전 차관의 임명 막후에는 또 최순실 씨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의혹이 또 제기가 됐어요. 

정두언 : 그게 사실 밝혀내긴 힘들 거예요. 최순실이 내가 그랬다, 라고 하기 전에는 그게 무슨 문서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제 이건 있어요. 지난번에 얘기했는지 모르지만 정홍원 전 국무총리하고는 관련이 있죠. 

소종섭 : 최순실 씨와? 

정두언 : 예. 최순실 씨의 언니의 남편과 정 총리하고는 가족인데 그래서 이제 그때 공천 심사위원장 등장할 때 전부 다 의아했잖아요. 전혀 무명의 사람이 등장해가지고. 또 초대 총리에 김영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추천 받았다가 낙마하면서 할 수 없이 대타로 정홍원 총리가 등장했는데. 총리로서는 정말 좀 의외의 인물이었죠. 

소종섭 : 누가 추천했느냐. 당시에 말이 많았죠. 

정두언 : 그러니까 그건 최순실 인사라고 봐도 이제 무리가 아닌데. 몇 주 전에 조선일보 주말판에 이 분 인터뷰가 실렸는데, 이런 얘기가 나와요. 정홍원이 황교안 등용하는데 역할을 했다. 그러니까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최순실하고 연관이 있는 거죠. 그리고 사실 지나가서 보니까 웬만하면 최순실이 뭐 다 관련됐잖아요. 

소종섭 : 그 당시 구조가 그랬죠. 

배종찬 : 심지어는 지금 (황교안 대표의) 자녀 채용 비리와 관련한 이야기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물론 본인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이야기했지만. 

정두언 : 노조에서 그렇게 주장을 하고 나왔죠.

배종찬 : 예. 새 노조에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계속해서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것이거든요. 결과적으로는 자신, 혹은 또 자기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런 잔 펀치를 계속 맞으면서 거의 3년 가까운 시간을 버텨야 되거든요. 또 가장 중요한 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또는 최순실을 알았는지 여부. 이런 걸 해명만 하고 넘어갈 수 있느냐. 이런 게 황교안 대표로서도 엄청난 도전이 되는 것인데 과연 충분한 대비가 되어있느냐라는 것은 의문입니다.

소종섭 : 가랑비에 옷 젖는 형국이 될 수 있다. 그런 형국이다? 잽 맞고 그로기로 갈 수 있는 그런 위험성이 있다. 

정두언 : 가끔 지도자들 보면 잔 펀치가 아니라 강펀치 맞으면서도 꼿꼿이 일어나서 지도자가 되는데. DJ, YS, MB, 박근혜 다 따져보면.

소종섭 : 거기서 버티면 이제 성장해서 대통령이 되는 거죠.

배종찬 : 그 정도 해야 맷집이 생기는데. 

정두언 : 네. 그 정도 고난의 시절을 겪고 난관을 뚫고 지도자가 되는 건데. 그런 거에 비하면 황교안은 너무 쉽게 가고 있는 거죠. 

소종섭 : 네. 그래서 정리하면 황교안 대표와 관련해서 김학의 전 차관 사건과 아들의  KT  입사 등에서 여권의 집중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인데. 이것이 한국당의 지지도나 얼마 안 남은 4.3 재보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 분은 이런 형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예측하시나요?

배종찬 : 황 대표에게도 언젠가는 위기가 닥칠 텐데, 지금처럼 계속해서 즉흥적으로 사안마다 일일이 대응을 하는 게 능사인가. 지금 당의 근본적인 쇄신이나 혁신이 더 중요한 과제잖아요. 그런데 계속 방어에 급급하다 보면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되거든요. 지난번 시사저널TV에서 제가 ‘깊반넓책’이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대선은 둘째 치고, 총선까지도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그때까지 필요한 게 ‘깊은 반성과 넓은 책임’인데. 한국당에 혁신이 없으면 나중에 정말 큰 직격타를 맞으면 방어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KT를 포함한 5대 대기업의 채용에 다 합격했다’라고. 이게 무슨 자랑질입니까? 누군 한 군데도 되기 쉽지 않은데, 무슨 5대 대기업에 다 합격하고 선택해서  KT 로 갔다. 이건 정말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요즘 3포, 5포 세대들한테는 소위 염장질이죠.

소종섭 : 감수성이 좀 떨어지죠.

배종찬 : 당대를 호령했던 총리고, 장관이고, 실세였고,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했잖습니까? 그러면 우리 사회가 모를 것 같아도 모를 수가 없다는 거죠. 아버지 입장에서는 아, 우리 애가 정말 똑똑한 거예요, 하겠지만 바깥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속이 타들어가죠). 

정두언 : 근데 제가 웃기는 얘기 하는 건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이 분 살아온 운세를 보면, 이런 것도 뚫고 갈 가능성이 꽤 있어요. 왜냐하면 그게 구체적인 증거나 진술이 나오기가 쉽진 않거든요. 그런데 어쨌든, 한국당 최대 지지자들 다 끌어안아도 35% 정도까지는 가겠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려면 지금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야 하거든요? 근데 지금 그럴 만한 역량과 의지가 있는가. 이렇게 해서 총선까지 가면 안 되고, 더 반성하고 더 책임을 느끼고, 더 방향을 틀어야 한다. 

소종섭 : 어떻게 보면 이제 시작 아닙니까? 황 대표가 앞으로 닥쳐 올 공세에 어떻게 대응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느냐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결국 그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서 끌고 갈 수 있는 능력, 또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세력의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거기에 달려있다. 이렇게 두 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배종찬 : 황교안 대표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거거든요. 그리고 대안이 뭔지, 아이디어도 있어야 하고 그걸 실천할 수 있는 조직도 구성이 돼야 하는데. 그런데 과연 지금 현 상태로 가능하겠느냐, 하면 좀 갸우뚱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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