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지사 ‘수갑 면제’ 일등 공신은 박근혜 전 대통령?
  • 경남 창원 = 김호경 기자 (sisa525@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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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은 수갑 찬 채 교도관이 팔잡고 호송
서울구치소, “보호장구 사용 등 지침 개정으로 도주 우려 없을 시 미사용” 해명
좌측부터 김경수 지사,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 이재용 부회장의 법정 출석 모습 ⓒ연합뉴스
좌측부터 김경수 지사,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 모습 ⓒ연합뉴스

대통령도 수갑을 차는데 김경수 지사는 왜 서류봉투로 대신 했을까?

드루킹 댓글 공모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심 공판에 수갑(보호장구)을 차지 않고 출석하는 모습을 본 많은 이들이 ‘황제수감’이라며 형평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격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정말 특혜를 받은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법무부의 관련 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특혜' 논란과는 거리가 있다. 

 

'도주 우려 없을 시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을 수 있다' 법 개정 때문

공중파 및 종편방송은 지난 3월 19일 오전 9시께, 서울고등법원에 2심 재판을 받기 위해 호송버스에서 내려 걸어오는 김 지사의 모습을 방영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김기춘 전 실장 등이 수갑을 차고 교도관들에게 양팔이 잡힌 채 법원으로 들어선 것과 달리 수갑도 차지 않고 포승줄에 묶이지도 않은 채 교도관의 감시도 받지 않고 혼자 여유롭게 걸어 재판정으로 향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해당 방송사 홈피와 유튜브 방송 댓글을 통해 “이재수 전 사령관은 영장실질심사 받으러 가면서도 수갑을 찬 모습을 언론에 노출시켜 모욕을 줘 결국 자살로 이어졌는데, 이와 비교하면 (김 지사는) 황제수감 수준”이라며 “도주나 증거인멸, 완력행사도 거의 불가능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수갑을 채우고 교도관들이 양 옆에서 팔짱을 끼게 해농고 김 지사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격분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대법원 확정선고 전에는 모든 피고인은 무죄 추정에 따라 미결수로 분류된다. 미결수라 하더라도 재판을 받기 위해 출정을 나갈때에는 도주 우려 때문에 보호장구(수갑과 포승)를 사용했다.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 등도 보호장구를 착용했다. 2018년 3월이전까지만 해도 이 지침은 유지됐으며,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는 단 두가지 밖에 없었다.

첫째, 대통령의 명령 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98조(보호장비의 종류 및 사용요건)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규정에 따라 대통령이 채우지 말라고 하면 안 채울 수 있다.

둘째, 이 법률 시행령 제120조에 보호장비의 사용에 관한 규정에 교도관은 소장의 명령이 있으면 보호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두 개의 법과 시행령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했거나, 서울구치소장이 정권실세에 대한 배려로 ‘알아서 긴 것’이라는 의혹의 눈길이 나올 여지도 있다.

하지만, 김 지사의 보호장구 미착용 이유는 지난 2018년 3월 법무부가 ‘고령의 여성인 박근혜 대통령의 수갑찬 모습에 국민들이 너무하다’는 여론이 빗발치자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면 보호장구를 미착용할 수 있다'고 보호장구 사용 등의 법 지침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수갑을 찬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에서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북한 보위부원들에게 끌려가는 모습이 연상됐다"는 말까지 나왔으나, 아이러니 하게 김 지사는 박 전 대통령 덕분(?)에 수갑을 면한 셈이다. 

이와 관련, 서울구치소 총무과 관계자는 21일 “김 지사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았다는 항의 전화를 200여 통 이상 받았다”면서 “박 전 대통령 이후 법무부의 지침 개정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양승태 전 대법관 등에 대해 보호장구 착용은 면제해오고 있다”고 '특혜' 논란을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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