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라소각장, 10년간 대기오염물질 660톤 이상 뿜어내
  • 인천 =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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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산화물·일산화탄소·염화수소·먼지…5톤짜리 청소차 132대 규모
인천환경공단 “배출농도 법적 기준치 이내…배출량도 할당 범위”
인천환경공단 청라소각장 전경. ⓒ인천환경공단
인천환경공단 청라소각장 전경. ⓒ인천환경공단

인천환경공단의 청라소각장에서 최근 10년간 660톤 이상의 대기오염물질을 뿜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5톤짜리 청소차 132대를 동원해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시사저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의원실 등을 통해 인천환경공단 청라소각장에 설치된 굴뚝자동측정기(TMS)의 최근 10년간(2009~18년)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청라소각장에서 총 66만830㎏의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됐다. 대기오염물질별로는 질소산화물이 52만591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산화탄소 9만8051㎏, 먼지 1만4360㎏, 염화수소 1만3612㎏ 순이다.
 
특히 2018년에는 5만6195㎏의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됐다. 대기오염물질은 질소산화물이 4만4110㎏으로 가장 많았고, 일산화탄소 1만279㎏, 총부유먼지 928㎏, 염화수소 878㎏ 등의 순으로 분석됐다. 

청라소각장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중 염화수소는 피부와 호흡기에 염증을 유발시키는 등 인체에 매우 위험하고 해로운 물질이다. 물에 잘 녹으며, 물에 녹아 있는 것을 ‘염산’이라고 한다. 인체가 염화수소에 장기간 노출되면, 피부염이나 기관지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일산화탄소는 인체에 공급되는 산소량을 떨어뜨려 뇌와 척추 등 중추신경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질소산화물은 물과 반응해 산성비의 주요 원인이 되는 질산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환경공단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할당 받는 범위 내에서 배출했고, 배출농도도 법적 허용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청라소각장에서 2018년에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의 평균농도는 기준치를 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오염물질별 평균농도는 질소산화물이 23.92㏙으로 기준치(70㏙)를 초과하지 않았고, 일산화탄소도 8.98㏙으로 기준치(50㏙)를 넘지 않았다. 염화수소도 0.57㏙으로 기준치(15㏙)를 웃돌지 않았고, 먼지도 0.70mg/S㎥으로 기준치(20mg/S㎥) 이하로 배출됐다.

인천환경공단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시설설치촉진및주변지역지원등에관한법률에 의해 3년마다 ‘환경 상 영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2017년에 실시된 환경 상 영향조사 결과, 청라소각장이 주변에 미친 영향은 크게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오염물질 배출 총량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배출농도는 법적 기준치를 초과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업환경의학 전문가는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피해는 전문적인 영역에서 누적된 피해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법적인 기준 이하로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주민들에게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에게 실제로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정보들을 종합해 전문적인 영역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석희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장은 “청라소각장이 오랫동안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했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누적된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며 “청라소각장을 즉각 폐쇄하거나 이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천환경공단 송도소각장에서는 최근 10년간 총 41만1580㎏의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됐다. 질소산화물이 31만7861㎏으로 가장 많았고, 일산화탄소 6만7842㎏, 염화수소 1만9865㎏, 먼지 6012㎏의 순으로 집계됐다. 송도소각장은 1일 처리용량이 청라소각장과 똑같지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약 40%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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