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주식 청문회’에 이례적으로 한목소리 낸 여야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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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 보유한 35억원 상당 주식 쟁점
‘37만 주·5290회 거래’…여당에서도 탄식 나와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49·사법연수원 26기)가 주식을 과다하게 보유했단 이유로 4월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타를 받았다. 이례적으로 여당도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야당은 이 후보자 부부가 보유한 약 35억원 규모의 주식을 도마에 올렸다. 해당 주식은 부부의 전체 재산 중 8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4월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4월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후보자를 향해 “2013년에서 2018년까지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67개 종목을 376차례, 총 37만 3433주를 거래했다”며 “재판은 뒷전이고 판사는 부업으로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저는) 재판 업무에 매진하면서 재산 문제는 전적으로 남편에게 맡겼다”며 “남편이 주식의 종목과 수량을 결정해 내 명의로 거래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의 남편은 판사 출신의 오충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51·연수원 23기)다.

이 후보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비판을 이어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후보자 주식매매 현황을 보면 1200회가 넘고 남편은 4090회다”라며 “차라리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처럼 주식 전문회사로 돈 많이 벌어 사회 공헌하는 게 더 좋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주식 보유 논란과 관련해 “사퇴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하… 근데 왜 이렇게 주식이 많나"

지금껏 청문회 후보자들에게 우호적 태도를 보였던 여당도 이번엔 쓴소리를 곁들였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도 검사를 했지만 검사와 판사는 주식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며 “헌법재판관이 고도의 윤리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하… 근데 왜 이렇게 주식이 많나”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많이 반성했다”면서도 “주식 거래에 불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편은 (투자 종목 선정 때) 기업 성장 가능성을 중시했다. 내부정보를 이용하거나 이해충돌 문제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서도 날선 발언이 오고갔다. 이 후보자 부부는 2013년 당시 미성년 아들․딸의 명의로 각각 펀드를 가입, 지난해까지 각각 3700만원씩 납입했다. 펀드 누적 납입액이 2000만원 이상이면 증여세 납부 대상이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3월29일 증여세 탈루 의혹이 보도되자 부랴부랴 미성년 아들에 대해서만 증여세 240만원을 냈다”며 “엄연한 증여세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성인이 된 딸은 증여세 납부 대상액이 5000만원’이란 이 후보자의 입장에 대해 “너무나 법을 편의적으로 해석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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