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매입 감추려 역사공원 명분 삼았다는 의혹도
시, 소유주 '매각 요청' 50일만에, 폐업 건물 101억원에 전격 매입
시사저널이 11일 보도한 경기 남양주시의 '폐업 예식장 101억원 특혜 매입'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분위기다.
의정감시단은 성명서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건물 매도자 법인은 1년 매출이 97억원에 불과한데, 1년 매출을 훨씬 초과하는 101억원을 매매대금으로 받아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남양주시의 홍유릉 역사문화공원 조성 취지에도 불구하고, 공원조성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결정은 물론 주변토지보상 협의나 국도비 등 예산확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방치된 건물에 대한 매매대금이 과다하다는 것이다.
남양주시는 금곡동 434-36번지 일원 1만4057㎡을 매입해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폐업 예식장 매입(금곡동 434-5 외 5필지 연면적 2424㎡ 지하 2층 지상 5층)은 '금곡동 뉴딜사업'과 연계해 선보상비로 지급했다. 시에 따르면 홍유릉 역사공원 조성 사업비 총 470억원 중 토지보상비(시 자체예산)는 320억원, 조성비 150억원(국비 75억, 도비 50억, 시비 25억)이다.
의혹은 매입 방식과, 특혜 시비 등 크게 두 가지다. 남양주시는 지난해 12월6일 건물주(법인 회사)가 보낸 '예식장 매입 요청'이 담긴 등기 1통을 받았다. 이후 12월11일 시 도시재생과는 '남양주시청의 선보상 조건하에 101억원에 매각의사가 있음을 확인한다'는 문서를 팩스로 수령했다.
매입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시는 남양주도시공사에 위탁해 토지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월25일 101억원에 매입해 등기이전을 완료했다. 지난해 8월18일 역사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했지만, 밑그림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주의 '매각 요청' 50일 만에 건물부터 사들인 셈이다. 시는 2021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해당 건물 철거 후 이 자리에 다시 '역사관'을 짓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남양주시는 홍유릉 역사문화공원 결정을 위해 올해 1월9일 도시관리계획 변경입안 신청을 냈다. 1월16일 주민간담회를 거쳐 2월28일 시의회에 홍유릉 역사공원 결정을 위한 의견 청취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건물 특혜 매입을 감추기 위해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명분으로 삼았다는 의혹도 이 때문이다.
의정감시단은 "101억원이라는 고가의 매매는 남양주시와의 유착이 의심되는 특혜"라며 "시민들의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시가 미온적으로 일관한다면 법률적 검토를 통해 민·형사적 책임도 함께 묻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남양주시의회도 '역사공원 조성 추진'과 관련해 졸속 행정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원병일 시의원은 지난 2월21일 시정 질의에서 "금곡 지역만 공원을 조성하는 데 1000억원이 (소요)될 것 같다"며 "시가 당면한 당장 필요한 우선 순위 등 많은 일이 산적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돈이 한꺼번에 공원 조성에 투자된다는 것은 무리한 투자라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의 시정 방향도 '절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 시장은 지난해 취임 후 첫 간부회의(7월23일)에서 "내년도(2019년) 예산은 제로베이스 방식으로 편성해야 하고, 급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꼼꼼히 따지고 열악한 재정을 감안해 근검절약이 기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