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끝짱] 청와대가 이미선 후보자를 고집하는 이유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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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 기류
국민 절반 이상 “이미선 부적격” 설문에도 청와대가 이 후보자 고집하는 이유는

[정두언의 시사끝짱]

■ 진행: 시사저널 소종섭 편집국장
■ 대담: 정두언 전 의원,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
■ 제작 :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소종섭 편집국장(소) : 청와대가 문형배, 이미선 두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다시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습니다. 재송부를 요청했다는 얘기는 두 사람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특히 이미선 후보자의 경우 그동안 공방이 치열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죠.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정두언 전 의원(정) : 일단 대통령께서는 앞으로 인사 청문 할 때마다 겁이 날 것 같아요. (웃음) 그냥 넘어간 적이 없으니까. 그런데 또 이해가 안 가요. 그러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두고 있으니까.결국 의심이 들어요. 일하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했는데도 대통령이 ‘그래도 가급적 임명해라, 밀어봐라’ 이렇게 얘기한 게 아닌가. 그렇지 않고서야 계속 잘못된 일을 되풀이하는 사람들을 그 자리에 놔두는 게 이해가 안 되고요. 어쨌든 이미선 후보자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없다고 쳐도 저는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주식꾼인 거죠.

소: 주식을 너무 많이 갖고 있죠.

정: 불법은 아니더라도 주식꾼이잖아요. 그 정도면. 근데 그런 분이 헌법재판관이 된다? 국민들이 볼 때는 좀 아닌 거죠. 눈높이에 안 맞는 거죠. 그러면 의문이 생겨요. 헌법재판관 할 사람이 대한민국에 이 사람밖에 없나. 

소: 왜 꼭 그 사람이냐. 배소장님, 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여론은 어떤가요.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배): 국민 여론은 이미선 후보자가 이미 선을 넘었다고 봅니다. CBS가 리얼미티에 의뢰했던 조사를 보면, 부적격하다는 여론이 적격보다 두 배 가까이 많거든요. 국민 눈높이는 이미 벗어난 인사라는 것이죠. 전체적으로도 그렇지만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부적격이 우세였고요,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부적격이 우세였고, 심지어는 중도층에서도 10명 중 약 6명은 부적격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고, 심지어는 핵심 지지기반인 진보층에서 마저 팽팽할 정도거든요. 과연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 상태에서 임명을 강행하는 걸 어떻게 봐줘야 하나. 

소: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할까요. 왜 그렇게 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부정 여론이 높은 겁니까. 

배: 국민 눈높이에 맞지가 않습니다. 정두언 의원께서 말씀하신대로 불법이냐, 아니면 합법이냐가 인사의 기준이 된다고 하면 뭐 하러 인사청문회를 합니까. 대법원에서 결정하죠. 뭐 하러 대통령이 인사를 합니까. 대법원이 나라를 통치하면 되지. 그렇지 않습니까. 과거에도 문창극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서 그들이 물러났던 이유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거든요. 합법이나 불법이 아니라, 얼마만큼 국민들에게 해법을 제시해줄 수 있는 인사가 등용되는가가 중요하고. 헌법재판관 자리는 결코 헌법을 수호하는 자리이지 투자 달인의 자리가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일각에서 이야기 나온 대로,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 자리로 가야죠. 그게 국민들은 박수를 칠 것입니다. 와 우리가 찾던 그 분이 이 분이구나.

소: 제자리를 찾아가는 거죠.

정: 그러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 정권은 캠코더라고 그러지만. 하여간 우리 편, 나하고 인연을 같이 하는. 법조계로 치면 국제인권법연구회니 우리법연구회 이런 게 소위 진보판사들 모임이라는 거 아니에요. 거기 출신이어야 한다. 이런 울타리 속에서 인사를 하니까 이런 게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고. 저는 인사 폭을 좀 넓혀서 보면 얼마든지 좋은 사람이 나타날 거라고 봐요. 동종교배식 인사만 하다보면,

소: 동종교배하면 경쟁력이 떨어지죠.

정: 오류를 범하기 쉽거든요.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조화롭게 논의되면서 좋은 결론이 나오는 건데, 같은 생각 가진 사람끼리만 모여 있다 보면 엉뚱한 방향으로 가도 아무도 이의제기 못하다가 참사를 빚게 되기도 하고. 하여간 이번 인사는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하는데. 대통령이 끝끝내 임명을 한다네요.

소: 임명을 하는 방향으로 가는 거죠 지금.

정: 아니요 할 것 같아요. 딱 보면. 국민들은 기분이 안 좋죠. 기분이 안 좋으면 기분이 안 좋은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나중에 꼭 그걸 표시를 해요 선거 때라든가 이럴 때.

배: 여러 가지 관련 데이터를 보면, 이 정권이 이미선 후보자에 집착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부산. (이 후보자가) 부산을 연고로 하고 있는데, 부산 지역 민심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게 아닌가.

소: 아 부산 쪽에서 대학교를 졸업했죠.

배: 그 다음에 여성이라는 점. 40대죠. 그러니까 부산, 여성, 40대. 상당히 신바람을 가져올 수 있는 그런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 친노동 성향. 일각에서 정의당이 지난 재보궐선거 때 창원 성산 단일화에 대한 보답차원에서, 또 내년 총선 단일화를 위한 사전 포섭 차원에서 ‘데스노트’를 ‘예스노트’로 바꿨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 하나는, 헌법재판관이라는 자리.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이 물러나도 자리에 있습니다. 진보 성향의 헌법재판관들이 다수 있는 것이 상당히 좋은 것이거든요 범 진보 진영에 있어서는. 그런 만큼 국정철학과 맞는 코드이기 때문에 저는 고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보는데. 그런데 여기서 정 의원님께서 지적해주신 대로 여론의 역습이 일어납니다. 어떤 거냐면, 이미선 후보자 본인이 대응하지 않고 남편이 등장한 거죠. 지나친 아내 사랑. 이러면 남자들이 돌아서버립니다. ‘아이 뭐야’ 이렇게 되고. 또 하나는 본인 스스로를, 연봉 5억 대인데 5000만원이라고. 5억 댄데 개미라 그랬어요 스스로를. 그러니까 지금 사람들은 

소: 연봉 5000만원 받는 샐러리맨들은 뭡니까.

배: 이건 울트라 수퍼 개미아니냐. 또 하나는 맞짱토론 얘기가 나오거든요. 

소: 남편이 이제 자유한국당 의원한테 제안을 했죠.

배: 맞짱토론을 하더라도 이미선 후보자가 맞짱토론을 해야지, 말이 안 되는 것이고. 마지막에는 여기가 결정적인데. 완전 긁어서 큰 부스럼을 만들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35억 강남 아파트만 투자할걸.’ 여기서 사람들은 껄껄껄 이렇게 되어 버린 거죠. 이거는 강행하면 강행할 가능성도 다분히 있다고 보지만, 결국 대통령은 중도층부터 이반이 될 것이다.

민주당도 등 돌린 청와대 인사시스템

소: 지금 보면 이해찬 대표가 오늘 이미선 후보자 관련해서, 결격사유는 없다. 불법은 없었고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 이해관계 충돌도 해당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도 청와대의 검증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거든요. 이 얘기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합니까. 

정: 아주 점잖게 우회적으로 조국이나 인사수석을 경질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표했다고 저는 해석하고요. 그 정도 수준까지 이르렀으면 대통령도 결단을 내리셔야지, 대통령 모습이 자꾸 완고한 모습으로 비춰지면 지지율은 더 떨어지고, 1년 남은 총선 상황이 저러면 더 악화되죠. 그니까 대통령이 국민들이 ‘이건 좀 아닙니다’ 하는데도 ‘아 그래도 내 맘대로 할 거야’ 하는 게 계속 되풀이되면 그건 대통령이 결국 국민 못 이기거든요. 여태까지 봤잖아요.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소: 아 그런데 정 의원님 어쨌든 국회가 올해 1월에서 3월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했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 처리해야 할 법들이 많이 있는데, 공수처 포함해서 많은 과제들이 있죠. 추경도 당장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야권이 반대하는 이미선 후보자 임명을 이대로 진행하면 또 반발하고, 이런 일이 쳇바퀴 돌 듯 반복될 텐데. 이 정국을 풀 해법 같은 건 없을까요. 

코드보다 능력 택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정: 대통령이 풀어야죠. (웃음) 대통령도 한 번 져주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어요. 이렇게 계속 자존심만 내세우면 되겠어요. 과거에 아까 동종교배 얘기했는데, 과거 김대중 대통령은 인사 일에 있어서 보수 인사도 많이 채용했어요. 포용을 했죠. 통일부장관에 보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강인덕을 임명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고건 총리 임명했지, 시장주의자인 이헌재, 한덕 수 총리 같은 사람. 이런 사람들을 다 포용하면서 능력을 높이 사서 이끌어 갔거든요. 그러니까 이 정도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그런 모습을 한 번 보여주면, 국민들이 환호하고 ‘대통령 역시 우리를 알아주는 구나’하지, 뭐라 그러겠어요. ‘여기서 밀리면 언제까지 밀릴지 모른다’ 이런 생각 가지고 계속 가면 저는 대통령, 재미없을 것 같은데요. 

배: 그러니까 남북 이슈를 끌고 가기 위해서라도 인사 문제에서 너무 상처를 입으면 (안 됩니다.) 중도 이탈하면서 지지율이 만약 30%대로 떨어진다고 한다면, 촉진제 역할을 하는 남북 이슈에 대해서도 동력을 갖기 힘들어요. 대통령이 대북 이슈에 가장 비중을 두고 있다면, 나머지는 잘 진정시키고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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