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부활한 ‘삭발 정치’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5.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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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패스트트랙 반발하며 12년 만에 삭발 투쟁 돌입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선거제·공수처 관련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하며 ‘삭발 투쟁’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을 맡은 김태흠 의원을 비롯한 4명의 의원과 지역 위원장이 5월2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 성일종, 김태흠, 이장우, 윤영석 의원. ⓒ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을 맡은 김태흠 의원을 비롯한 4명의 의원과 지역 위원장이 5월2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 성일종, 김태흠, 이장우, 윤영석 의원. ⓒ 연합뉴스

한국당은 5월2일 오전 국회 앞에서 집단 삭발식을 열었다. 김태흠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재선의 윤영석·이장우, 초선 성일종 의원,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 등 5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동시에 머리를 밀었다. 이 자리엔 앞서 4월30일 먼저 삭발한 박대출 의원도 참석해 힘을 실었다. 

삭발을 마친 이창수 위원장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현장에 머리카락을 바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또 김태흠 의원은 “오늘 삭발식이 자그마한 불씨가 돼 문재인 정권의 좌파 독재를 막는 밀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후 릴레이 방식으로 삭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들의 삭발 투쟁은 2013년 통합진보당이 주도한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통진당 해산심판을 앞두고 소속 의원 5명이 전부 삭발을 단행했다. 이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결국 당 해산을 막진 못했다.  

그 전에는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삭발식이 2010년에 있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세종시 수정안’을 철회시키기 위해서였다. 2009년 말엔 같은 이유로 김태흠 의원(당시 한나라당 보령·서천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삭발에 나섰다. 김 의원으로선 이번이 두 번째 삭발인 셈이다. 당시 세종시 수정안은 결국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삭발 투쟁은 목표를 달성했다. 

한편 한국당의 삭발 투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시절 원내부대표단이던 김충환·이군현 전 의원, 신상진 의원 등 3명이 “사학법 재개정에 협조해 달라”며 삭발을 감행한 바 있다. 이때 투쟁도 성공으로 끝났다. 당시 한나라당 뜻이 반영된 사학법 재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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