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압수수색, 무슨 영화의 한 장면 같다”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5.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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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는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와 연계
박 의원 “뇌물 사건 판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 수사 후 내려져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증거 자료를 공장 바닥에 은닉한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해 "사람들이 무슨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말한다"며 "황당무계하기도 하고 또 과감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분식 회계 사건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며 “이 부회장 뇌물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 수사 이후에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찌감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을 추적해 오고 있던 박 의원은 5월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 유무가 이재용 사건의 핵심 사안"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즉 사기 친 과정을 숨겼느냐가 사건의 이면"이라고 강조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10월22일 시사저널과 인터뷰 하고 있다. ⓒ시사저널 고성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10월22일 시사저널과 인터뷰 하고 있다. ⓒ시사저널 고성준

박 의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높여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득을 줌으로써 합병 성공한 것이 2015년 7월 전후에 있었다"며 "뒤늦게 검찰 수사가 시작되니 증거를 숨긴 것은 삼성의 자만이 부메랑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분식 회계 과정이 없었다면 합병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이 자체로 엄청난 범죄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삼성물산 주식을 갖고 있지 않던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이른바 '주식 뻥튀기'가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그는 "검찰이 수사망을 좁혀오니 이미 시멘트로 덮은 바닥을 다시 뜯어내서 핵심 내용을 훼손시켰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일에 삼성전자 사업지원팀까지 와서 관여한 것도 핵심이다. 그룹 전체에서 증거 인멸을 주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장 바닥에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 등 회계 자료를 은닉한 시기를 지난해 5월에서 7월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박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뇌물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 수사 종결 이후 판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 2심 때까지의 사건 자료에는 지금 드러나고 있는 상황과 자료, 증거들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조직적 합병 승계 작업과 관련된 사안이 드러난 것이므로 2심 재판은 틀렸다"면서 수사가 종결된 후에 대법원 판결을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증거인멸 실무를 담당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안담당 직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직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장 마루 바닥을 뜯어 자료들을 묻은 뒤 다시 덮는 공사를 해 증거들을 숨겼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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