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 청라소각장 증설 해법 찾기 나서
  • 이정용 인천취재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5.1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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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오사카 소각장 시찰…청라소각장 증설 위한 ‘명문 쌓기용’ 뒷말

박남춘 인천시장이 시찰단을 꾸려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주요도시의 소각장과 매립지를 방문한다.

일본의 선진 폐기물 처리정책을 둘러보고 인천지역 현안인 청라소각장 증설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사실상 청라소각장 증설을 역설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 일본 방문이라는 뒷얘기가 나오는 대목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해 10월 31일 시청 접견실에서 청라 주민대표들과 청라소각장 및 G-시티 건설과 관련해 면담을 갖고 있다. ⓒ 인천시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해 10월 31일 시청 접견실에서 청라 주민대표들과 청라소각장 및 G-시티 건설과 관련해 면담을 하고 있다. ⓒ 인천시

요코하마‧오사카 폐기물 처리시설 방문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일본의 요코하마시와 오사카시에 들어서 있는 폐기물 처리시설 등을 방문한다.

시찰단은 박 시장을 포함해 인천시 국제협력관, 정책협력관, 자원순환과, 인천시의원, 클린서구 시민환경위원회 등 1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요코하마시의 미나미모토마키 최종처분장(매립지)과 가나자와 소각장, 토츠카 자원선별센터, 요코하마시 자원순환국을 방문한다. 이어 오사카시의 마이시마 소각장과 가스연료전지발전 실증단지, 오사카시 자원순환국을 들여다 볼 예정이다.

이는 선진화된 일본 폐기물 처리정책을 통해 청라소각장 등 인천지역 현안을 풀어내기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위한 시찰이라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요코하마시와 오사카시의 선진 소각 시스템과 수준 높은 폐기물 정책을 들여다보기 위한 시찰이다”며 “이들 도시의 전반적인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청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처리 기술적 차이 없어…시민 공감대 필요”

주목해야 할 것은 요코하마시의 가나자와 소각장이다. 이 곳은 이미 2017년 7월에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이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일본의 신재생에너지 활용과 환경보전 등 선진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나자와 소각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공무국외여행 결과 보고서를 통해 쓰레기를 처리하는 기술적인 측면에선 우리나라 실정과 큰 차이는 없으나, 우리나라 시민들의 쓰레기 재활용에 대한 공감대를 조성하는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요코하마시는 2004년부터 2005년까지 2년간 시민들을 대상으로 분리수거 설명회 1만1000회와 역 앞 캠페인 600회, 아침캠페인 3300회를 실시했다. 이 결과, 요코하마시는 인구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2004년부터 쓰레기가 급격하게 줄었다.

특히 요코하마시에서 운영되던 총 7기의 소각장 중 2기는 폐지됐고, 1기는 정지했다. 지속적인 캠페인과 교육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철저히 실천한 것이 쓰레기 문제의 해결책이 된 셈이다.  

 

박 시장, 청라소각장 증설 해법 제시 가능성

박 시장은 이번 일본 시찰을 마친 뒤, 해결책 없이 답보하고 있는 청라소각장 증설에 대해 입장을 낼 가능성이 크다. 인천시는 지난해 8월 청라소각장의 쓰레기 처리 용량을 늘리는 것을 포함한 청라소각장 현대화사업을 진행했으나,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한 발짝 물러선 상태다.

박 시장은 올해 1월 “청라소각장 증설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요구하는 청라소각장 폐쇄와 이전에 대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천시는 현재 소각장 증설 외에는 인천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처리할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인천시의 폐기물 처리정책이 ‘생활폐기물 직 매립 제로화’이기 때문에 쓰레기를 매립하는 정책은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처장은 “일본 방문 목적이나 취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움직여야한다”며 “자칫 시민들이 불신을 일으킬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일본 시찰에 앞서 인천시청 출입기자 등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청라소각장에선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총 66만830㎏의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됐다. 대기오염물질별로는 질소산화물이 52만591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산화탄소 9만8051㎏, 먼지 1만4360㎏, 염화수소 1만3612㎏ 순이다. 특히 청라소각장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299만9610원의 대기오염물질 초과배출부과금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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