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소년 흡연율에 놀란 보건당국, ‘쥴’에 초긴장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9.05.17 19:18
  • 호수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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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공중보건 측면에서의 부작용도 함께 양산되고 있다. 쥴이 급성장한 미국의 경우, 중·고등학생 전자담배 흡연자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2018 전국 청소년 흡연 실태 조사’를 보면, 전년 대비 전자담배 흡연자 증가율은 고등학생 가운데서 80%, 중학생 가운데서 50% 증가했다. 또 고등학생 5명 중 1명은 “현재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자담배를 피우는 중·고등학생은 2017년 200만 명에서 지난해 360만 명으로 치솟았다. 

CDC는 보고서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청소년을 비롯한 비흡연자들이 담배를 쉽게 접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의 흡연율이 급증하자 미국 보건 당국은 온라인 판매와 마케팅을 축소하고 일부 향이 나는 담배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구매자의 연령 확인을 위해 휴대폰과 연동시킨 인증 시스템 도입 등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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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소년의 흡연율은 2007년 13.3%, 2012년 11.4%에서 2016년 6.3%까지 떨어졌지만 2017년 이후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쥴의 도입으로 열릴 액상 전자담배 시장이 청소년 흡연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담배 특유의 냄새가 없고 다양한 향이 첨가되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청소년들을 니코틴 의존에 쉽게 빠지게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쥴을 비롯한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가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전염병 수준’으로 번져 니코틴 중독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접해 본 경험은 적지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 심층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10명 중 1명은 전자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전체 청소년의 8.9%가 전자담배를 경험해 봤으며, 남자 청소년의 6.0%는 전자담배를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보건 당국도 청소년 대책을 포함한 종합적인 금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5월21일 금연종합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식약처 역시 “기존 흡연자가 일반 담배와 쥴을 중복 사용하면서 흡연량이 늘어날 위험이 크다. 미국처럼 청소년·비흡연자가 담배를 쉽게 접하는 통로가 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쥴랩스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은 인터넷으로도 전자담배를 구매할 수 있어 청소년 구매에 대한 장벽이 낮았고, 청소년 흡연 문제가 사회적으로 야기됐다”며 “한국은 어떤 담배도 온라인으로 유통할 수 없게 돼 있는 구조이고, 오프라인 구매 역시 법적으로 잘 규제되고 있다. 정부의 규제에 맞게 마케팅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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