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한국영화 사상 첫 ‘황금종려상’ 쾌거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5.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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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호평으로 수상 영예

봉준호 감독이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봉 감독은 5월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상패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상패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영화가 세계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기는 2012년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베네치아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두 번째다. 봉 감독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은 이후 칸 영화제에서 두 번째로 수상한 한국영화 감독이며, 황금종려상은 최초로 수상했다. 

봉 감독의 쟁쟁한 경쟁작을 모두 물리치고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장 피에르·뤼크 다르덴의 ‘영 아메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페인 앤 글로리’, 셀린 시아마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등 21개 작품 가운데 최고상을 받았다.

봉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은 칸 영화제 경쟁작 시사회 이후부터 조금씩 점쳐졌다. 올해 다른 경쟁작들이 생각보다 저조한 반응을 보였고, 영화 ‘기생충’은 오히려 “봉준호 작품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 역시 심사위원 만장일치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에 대해 “재밌고 유머러스하며 따뜻한 영화”라고 평했다. 그는 수상작 선정에 대해 “우리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유로 수상작을 결정하지 않는다. 감독이 누구이고 어느 나라 영화인지도 중요하지 않다”며 “영화 그 자체로만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봉 감독은 이날 수상작으로 선정된 후 무대 위에 올라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며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저와 함께해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박사장네 고액 과외 선생이 되면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다루는 블랙 코미디다.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 현상인 빈부격차의 문제를 다룬다.

한편,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외에 심사위원대상은 흑인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로 상을 받은 마티 디옵(‘아틀란틱스’)에게 돌아갔으며, 심사위원상은 라즈 리(‘레 미제라블’), 클레버 멘돈사 필로(‘바쿠라우’)가 공동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여우주연상은 에밀리 비샴(‘리틀 조’), 감독상은 장 피에르·뤼크 다르덴(‘영 아메드’), 각본상은 셀린 시아마(‘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가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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