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중에 복통 반복되면 담석증 의심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5.2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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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늘어나고, 담낭에서 배출되지 않아 돌처럼 굳어져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거나 과식을 했을 때 위경련이 반복되면 담석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또 다이어트를 위해 지방을 전혀 먹지 않아도 담석증 위험이 커진다. 

간에서 나오는 소화액인 담즙이 담낭(쓸개)에 쌓여서 돌처럼 굳어진다. 이것이 염증이나 폐쇄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담석증이다. 주로 육류나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담석이 생긴다. 이와 같은 고지방 식습관과 비만이 주원인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중등도의 과체중 상태가 담석증 위험도를 높인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BMI 45 이상인 고도비만 여성 환자들과 BMI 24 이하인 정상 성인 여성을 8년간 관찰한 결과, 고도비만군에서 담낭 담석 발생률이 7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최유신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담석증의 전통적인 주요 위험인자 '4F'라 불리는 비만(Fatty), 여성(Female), 40대 이상의 나이(Forties), 임신(Fertile)이 있는데, 여성이 임신으로 인해 호르몬 불균형과 나이가 들수록 담즙으로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분비하는 경향으로 인해 담석증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비만한 40대 여성뿐만 아니라 20~30대 여성의 담석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30대 담석증 환자가 2013년 1만8873명에서 2018년 2만4202명으로 약 30% 증가했다. 특히 2018년 여성 환자가 1만4601명으로 남성 환자보다 1.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제공
ⓒ중앙대병원 제공

젊은 여성의 담석증은 과도한 다이어트가 원인으로 꼽힌다. 스웨덴 칼로린스카 연구소가 실험을 통해 국제비만저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한 사람의 담석증 비율이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시행한 사람보다 담석증이 3.4배 더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수술을 받게 된 사람도 3.2배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이어트를 위해 장기간 금식하거나 갑작스럽게 지방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간은 담즙으로 콜레스테롤을 추가로 분비하고, 기능이 떨어진 담낭은 적절하게 담즙을 배출하지 못해 담석이 잘 생긴다. 최 교수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지방의 섭취를 갑자기 장기간 제한하면 담즙과 콜레스테롤 양의 변화로 담낭의 운동성이 감소하면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않고 담낭에 고여 응고돼 담석이 생긴다”며 “다이어트를 위해 갑작스럽게 지방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거나 극단적인 금식이나 절식, 황제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등 불규칙한 식습관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담석증의 치료는 수술(복강경 담낭절제술)이 기본이다. 복부에 1~3개의 구멍을 뚫어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어 담낭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또 로봇 수술 장비를 이용해 복부에 작은 구멍을 뚫어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최 교수는 “담석이 있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은 원칙적으로는 치료가 필요 없다. 다만 적절한 간격으로 점검만 하면 된다. 그러나 담석으로 인한 증상이 있거나 증상이 없더라도 크기가 큰 경우라면 경미한 담낭염이나 담관염에서부터 담낭 천공, 복막염, 패혈증 등과 같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담낭절제 수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담석증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젊은 여성이라도 다이어트 중 복통이 반복되거나 명치가 더부룩한 느낌이 들면 복부초음파검사 또는 CT 촬영을 통해 담석증에 대한 정확한 진단 후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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