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G 2019] 요트 세계일주·착한 경영, 팬덤이 되다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5.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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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주최 ‘컨퍼런스G 2019’
강동석 Fed 감사관 등 연사들, 팬덤 혁신 강조
강동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감사관이 5월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G 2019'에서 '요트로 나만의 팬덤을 만들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기자
강동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감사관이 5월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G 2019'에서 '요트로 나만의 팬덤을 만들었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동석 감사관은 5월30일 "과거 요트로 세계를 일주하고 오니 여러 회사, 단체 등의 많은 분들이 내 역량을 높게 평가해 줬다"며 "요트 세계 일주 경험이 나의 팬덤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강 감사관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시사저널 주최 '2019 컨퍼런스G'에 연사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컨퍼런스 G는 '좋은 기업이 경제를 살리고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2013년부터 매년 열려온 국제 경제포럼이다. '세상을 바꾸는 기업, 기업을 바꾸는 팬덤(The Fandom Revolution)'이라는 올해 주제에 맞춰 강 감사관은 본인의 도전과 역경, 성과 등을 포럼 참석자들에게 소개했다.

강 감사관은 25세였던 1994년 1월 14일 홀로 길이 30피트(약 9m) 폭 10피트(3m) 짜리 요트 '선구자 2호'를 타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을 나섰다. 그로부터 3년5개월 뒤 강 감사관은 부산항에 도착했다. 지구 한 바퀴 반을 도는 단독 요트 세계 일주를 완성한 것이다.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강 감사관은 세계적인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에 입사했다. 3년여를 다니고 퇴사해서는 고(故) 박영석 대장과 함께 북극점 탐험에 도전했다. 이후에 재취업한 곳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였다. 그의 대학(UCLA) 전공이 사학인 것만 감안하면 딜로이트와 연방준비제도 입성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강 감사관은 "딜로이트와 연방준비제도 둘 다 지원했을 당시 '이력서가 너무 이상해서 보고 싶다'며 연락 왔다"면서 "(요트 세계 일주, 북극점 탐험 등이 아닌) 스펙 쌓기에 매진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회상했다.

찬탈 카펜티어(Chantal Line Carpentier) UNCTAD 뉴욕사무소 소장이 5월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G 2019'에서 '사업에 혁신이 필요한 이유'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기자
찬탈 카펜티어(Chantal Line Carpentier) UNCTAD 뉴욕사무소 소장이 5월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G 2019'에서 '사업에 혁신이 필요한 이유'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기자

2019 컨퍼런스 G의 다른 연사 찬탈 카펜티어(Chantal Line Carpentier) UNCTAD 뉴욕사무소 소장은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ustainalble Development Goals)가 팬덤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이란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을 중시하는, 이른바 '착한 경영'과 관련 있는 개념이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이익 창출'이란 가장 원초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가운데 착한 경영을 언제, 어떻게, 얼만큼 추구해야 할 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카펜티어 소장은 기존 기업 발전 모델은 너무 많은 자원을 소진해야 하는 데다 지속 가능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카펜티어 소장은 전세계적인 흐름, 각종 분석 결과를 볼 때도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에 신경 쓰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성과가 좋다고 전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투자, 사업 활동과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어떻게 연결할 지' 고민하는 작업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카펜티어 소장은 역설했다.

《산업한류혁명》의 저자인 박광기 패러다임미래연구소 소장도 이날 컨퍼런스G의 연사로 나섰다. 박 소장은 과거 '패스트 팔로워'였다가 시장 선도적 사업자가 된 한국 기업들이 2차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경쟁 우위' 혁신에서 '운용'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소장은 "'초격차'(超隔差)를 버려야 한국 기업이 산다"고 말했다. 이미 우리 기업들의 주력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기술을 축적하거나 피 튀기는 경쟁을 이어가는 데 집중해선 안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역할을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일례로 박 소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선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스마트폰 유저들을 활용한 금융·콘텐츠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는 점을 들었다. 그는 "경쟁의 관점으로 가면 선진국과 후발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를 면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과 후발국 사이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해야 운용 혁신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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