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렵질’ ‘걸레질’ ‘빨갱이’…‘막말 릴레이’ 이어가는 한국당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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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조치도 무색케 하는 ‘막말 퍼레이드’

'자유한국당' '한국당' '황교안'. 네이버에서 '막말'을 검색하면 자동 연관검색어 창에 차례대로 뜨는 단어들이다. 막말과 한국당을 연관 지어 찾아본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실제 한국당의 막말은 지난달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6월9일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3국 순방에 대해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말했다. 천렵(川獵)이란 냇물에서 하는 고기잡이를 뜻한다. 보통 여름철 피서를 위해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행위를 묘사할 때 쓴다. 즉 문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해외여행 정도로 깎아내린 셈이다. 

또 민 대변인은 "현실 도피에 나섰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순방인가" "개인의 가치와 이념을 대변하러 떠난 것인가" 등의 표현을 쓰며 대통령의 해외 방문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쌍욕보다 더한 저질 막말"이라며 "공당의 논평이라니 토가 나올 지경"이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민 대변인은 추가로 논평을 내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민주당이야말로 공당 자격 상실이다"라며 "대통령 비판은 모조리 막말인가"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비유(比喩)'의 사전적 의미를 덧붙였다. '천렵질'은 비유적 표현이란 취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당 지도부들이 6월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당 지도부들이 6월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징계 조치에도 멈추지 않는 막말

비유가 아닌 원색적 표현을 쓴 경우도 있다. 차명진 한국당 당협위원장(전 새누리당 의원)은 6월6일 페이스북에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적었다. 이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한 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다. 또 6월10일 오전엔 "힘내서 투쟁하겠습니다. 문재인 끌어내리고 좌빨 척결하는 그날까지"라고 했다. 

앞서 차 위원장은 '세월호 막말'로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그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4월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며 노골적인 비판을 했다. 이 때문에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한국당의 막말 대상은 기자도 피해가지 못했다. 한선교 한국당 의원은 6월3일 당 최고위원회 결과를 받아 적기 위해 국회 바닥에 앉아있던 기자들에게 "아주 그냥 걸레질을 하는구나, 걸레질을 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나중에 입장문을 통해 "기자들의 취재 환경이 열악해 고생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야4당은 물론 한국당 내부에서도 비판론이 불거졌다. 언론인 출신으로 취재환경을 잘 아는 한 의원이기에 더욱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 밖에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5월16일 YTN에 출연해 문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에 빗댔다. 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5월11일 대구 달서구 집회에서 '달창'이란 단어를 썼다. 이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이후 논란에 휩싸이자 두 사람 모두 사과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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