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박 감별사’ 홍문종, 한국당 떠나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06.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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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예정인 가칭 ‘신공화당’ 공동대표로도 추대돼…‘제2 친박연대’ 구성 초읽기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대한애국당에 입당하겠다는 뜻을 밝힌 홍문종 의원이 6월17일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추대됐다.

대한애국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홍 의원을 대한애국당과 당명이 개정될 신당의 공동대표로 추대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홍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는 의미에서 모든 태극기 세력을 아우르는 가칭 ‘신공화당’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한국당 당원 수천 명이 빠지고 있고, 의원들은 여러 고민을 많이 할 것”이라면서, 특히 “김진태 의원은 자신을 떠받치던 태극기 세력이 다 빠지고 있는 만큼 외로워서 정치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홍 의원은 조만간 한국당을 탈당한 후 태극기 세력을 규합해 가칭 ‘신공화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잇단 강성 발언을 통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한국당과의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15일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 얘기를 했을 때 왜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오지 못하나”라며 “왜 청와대가 연평해전 유족을 모아놓고 김정은 사진 돌릴 때 청와대를 향해 돌격하지 못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추대된 홍문종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추대된 홍문종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가 만들 신당이 정치권에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한국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을 흡수해 한국당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홍 의원 신당 창당 계획에 대한 한국당 측의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 한국당 내에서는 홍 의원이 당협위원장에서 탈락하고 내년 4월 공천을 받기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되자 신당 창당으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지금 시점에서 한국당을 탈당해 홍 의원의 신당에 합류할 현역 의원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 내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과 전진’은 홍 의원 탈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 발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홍 의원 신당 창당이 장기적으로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만약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돼 총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신당이 의외의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홍 의원의 ‘친박 신당’이 지난 18대 총선 때의 ‘친박연대’와 같은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친박연대는 18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정당으로, 총선에서 14명의 당선자를 내는 등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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