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저물가’ 인정하면서도 ‘금리 인하’는 경계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6.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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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물가상승률 0.6%지만…이주열 총재 “물가만 보고 통화정책 펴기 어려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저물가와 관련해 시중에서 제기되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거리를 뒀다. 그는 “물가만 보고 통화정책을 시행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6월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며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질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6월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며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질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총재는 6월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당분간 물가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인 1.1%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올 상반기 물가 상승률은 0.6% 내외로 조사됐다. 한은이 설정한 물가안정 목표가 2.0%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저물가 원인으로 한은이 지목한 것은 △국제 유가 하락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정부의 복지 정책 강화 △소비 둔화에 따른 수요 약화 △온라인 거래 확산 등이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추세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은의 주 목표는 돈줄을 매거나 풀어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있다. 이때 사용되는 수단이 기준금리 조절이다. 하지만 이 총재는 “과거에 비해 물가 움직임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가계부채 수준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에서 금융안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금리인하로 빚이 늘어나는 상황은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한은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뿐 아니라 거시경제 여건과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전개 방향과 금융 안정 상황을 고려해 상황 변화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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