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진입로 몰래 뚫은 ‘간 큰 사업자’…화성시, 뒤늦게 수습 나서
  • 서상준 경기취재본부 기자 (sisa220@sisajournal.com)
  • 승인 2019.06.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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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업체, 기존 진출입 도로 있는데 옹벽 굴착공사 감행
화성시 "사적인 재산권 행사"…뒤늦게 원상복구 명령
"관리 소관, 우리 아니다" 해당 공무원간 책임 전가 바빠

경기 화성시 봉담읍에 소재한 A업체가 주무관청의 허락없이 도로변 옹벽을 부순 뒤 진입로를 설치하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하지만 관리감독 기관인 화성시는 "사적인 재산권 행사"라며 사실상 업체 편을 들어줘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시사저널 취재결과, A업체는 6월 중순쯤 진입로 개설 목적으로 도로변 옹벽을 부수고 굴착공사(가로 6m, 높이 3m 가량)를 감행했다. 공사는 6월18일, 19일, 22일 등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최소 세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이 옹벽은 W아파트 시공사가 화성시에 기부채납(寄附採納)했다. 옹벽에 대한 관리 권한 역시 화성시(봉담읍)에 있다.

화성시 봉담읍에 소재한 A업체가 주무관청의 허락없이 도로변 옹벽을 부순 뒤 진입로를 설치해 적발된 가운데 화성시가 "사적인 재산권 행사"라며 사실상 업체 편을 들어줘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저널 서상준
화성시 봉담읍에 소재한 A업체가 주무관청의 허락없이 도로변 옹벽을 부순 뒤 진입로를 설치해 적발된 가운데 화성시가 "사적인 재산권 행사"라며 사실상 업체 편을 들어줘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저널 서상준

문제는 굴착공사를 감행한 옹벽 면이 도로변과 한뼘 정도에 불과하고, 보행자도 불편을 겪는 구간이라는 점이다. 공사 중인 옹벽 맞은편에는 950여 세대의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인접해 있어 안전 위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화성시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진입로 개설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다.

아파트 주민은 화성시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 주민은 "(화성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해도 '사적인 재사권 행사'라며 듣는 척도 안하더니, 공무원들 쉬는 날인 6월22일 새벽에 기습 공사까지 시도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처음 불법 공사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6월18일로 확인) 후 현장을 나와보라고 했더니, 시청 공무원 하는 말이 '옹벽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도면만 보면 다 안다'고 어처구니 없는 얘기를 하더라"고 비난했다. 

다른 주민은 "여태까지 기존 출입구를 잘 사용하다가 갑자기 진입로를 설치하는 것은 뭔가 속셈이 있다"며 "토지주가 좁은 차도(편도 1차선) 앞에 진입로 설치를 강행하는 이유는 땅값 상승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업체에 따르면, 해당 토지는 지적도상 '맹지'지만, 도로변에서 진입로가 개설되면 지가 상승이 기대된다. 인근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해당 토지는 2017년 3.3㎡당 147만원선에 거래됐는데 진입로가 설치되면 3배가량 지가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A업체가 주무관청의 허락없이 도로변 옹벽을 부순 뒤 진입로를 설치해 적발됐다. 이 가운데 화성시는 "사적인 재산권 행사"라며 사실상 업체 편을 들어줘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저널 서상준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A업체가 주무관청의 허락없이 도로변 옹벽을 부순 뒤 진입로를 설치해 적발됐다. 이 가운데 화성시는 "사적인 재산권 행사"라며 사실상 업체 편을 들어줘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저널 서상준

앞서 화성시는 지난 3월12일 A업체가 공장신설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자, 서류만으로 진입로를 포함한 허가를 승인했다. 화성시는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업체 측에 원상복구를 명령했지만 현재까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사적인 재산권 행사'라고 했던 화성시는 취재가 시작되자, 책임 미루기에 바빴다. 허가민원과 직원은 "공장 신설 승인은 우리가 내준게 맞는데, 진입로 허가는 다른 과에서 처리했다"며 "옹벽 관리나 점용허가도 봉담읍 소관"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봉담읍사무소 직원 역시 "옹벽 관리는 우리 소관이 맞는데 진입로 허가는 당초 공장신설 승인을 내준 해당 과(허가민원과)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받아쳤다. 공장신설 승인은 화성시 허가민원과에서 옹벽 관리 등 점용허가는 봉담읍에서 별도 관리하고 있는데, 해당 공무원끼리도 본인 소관이 아니라며 서로 미루는 모양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주변 사업장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10여년 전에 이미 폐업했고, 화성시가 공장 신설을 허가해준 토지는 다른 공장에서 수년 전부터 임차해 사용 중이다. 토지를 임대받은 사업장 직원은 "(진입로) 공사는 토지주 개인이 직접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토지는) 이미 우리가 임대해 사용하고 있고, (토지주가)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담당 공무원이 육안으로 현장 확인을 했거나, 단순히 지적도만 열람했어도 이같은 상황은 미연에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결국 탁상행정이 낳은 폐해라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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