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女엉덩이춤’에 쏟아진 질타…성인지 감수성 ‘제로’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6.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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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주최 행사에서 여성 당원이 바지 내리는 동작 취해…당 내부에서도 비판 제기

자유한국당이 여성 희화화로 뭇매를 맞고 있다. 당이 진행한 행사에서 여성 당원이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보여주는 춤을 춘 게 문제였다.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한국당 중앙여성위원회는 6월26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19 우먼 페스타’를 열었다. 전국 여성 당원 16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여성 당원들 간 결속력을 다지고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논란은 2부 행사 때 열린 14개 시·도 당별 장기자랑 대결에서 불거졌다. 무대에 오른 경남도당 여성 당원 5명이 춤을 추다가 뒤로 돌아 허리를 숙이고 바지를 내리는 동작을 취한 것. 드러난 흰색 속바지엔 ‘한’ ‘국’ ‘당’ ‘승’ ‘리’란 붉은색 글씨가 하나씩 적혀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오늘 한 것을 잊어버리지 말고 좀 더 연습을 계속해서 정말 멋진 한국당 공연단을 만들어 달라”며 “이걸 보면서 한국당의 힘을 느낀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날 저녁 논평을 통해 “놀랍고 참담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경남도당은 “여성 정치 신장을 주창하는 행사에 참석한 경남의 여성 정치인들이 그러한 퍼포먼스를 했다는 것은 전국적인 망신이요, 그들 스스로가 성인지 감수성이 ‘0(제로)’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속옷을 연상케 하는 ‘탈의’를 보여준 것뿐만 아니라, 그 상태에서 ‘엉덩이춤’을 춘다는 것은 단순한 실수라고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양성이 함께 정치에 참여하자는 취지의 행사에서 행한 퍼포먼스라고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존중 없는 여성 페스티벌”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 해명…"예상치 못한 돌발 행동"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한국당은 여성을 위한다며 만든 자리에서 여성을 희화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 절망스러운 것은 이를 보며 손뼉을 치던 당 대표의 경악스러운 성인지 감수성”이라고 비판했다.

비판은 한국당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일반 국민들의 정서는 아랑곳 하지 않고 우리끼리 모여 낯 뜨거운 ‘춤’ 춘다고 ‘여성친화형 정당’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에서는 ‘선별적 국회 등원’이라는 초유의 ‘민망함’을 감수하면서 입에 단내가 나도록 싸우고 있는데, 밖에서는 ‘철 좀 들어라’라는 비판을 받는 퍼포먼스를 벌여야 했나”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한국당은 입장문을 내고 “해당 퍼포먼스는 사전에 예상치 못한 돌발 행동이었으며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번 행사의 본질인 여성인재 영입 및 혁신 정당 표방이라는 한국당 노력이 훼손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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