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의원, 어린이집 '대표' 겸직 논란
  • 심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기자 (sisa514@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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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의원이 법위반‧지나친 행동 지적…해당 의원 "대표 겸직 3선 의원 있다" 항변

대구 달서구의회 자유한국당 소속의 한 의원이 민간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정가에 따르면 달서구의회 안영란 의원(죽전동‧용산1동)은 달서구의 자애어린이집 대표다. 해당 어린이집은 매달 구에서 지급하는 보육교사 근속수당과 취사 조리원 인건비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6‧13지방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민간 어린이집 대표는 후보 등록이 된다고 확인을 받았다”면서 “타 기초의회에도 민간어린이집 대표 겸직을 하면서 3선을 지낸 의원이 있다”고 항변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8일 "지방의회 의원이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는 민간 어린이집의 대표를 겸직할 경우 법 제35조 제5항에 저촉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 어린이집은 구청으로부터 지도·감독을 받지만 구청 공무원들이 현역 구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어린이집의 위반 사항을 제대로 점검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헌법이나 법령에서 정한 공직자 겸직금지는 행정자치부 장관의 소관 업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 의회 전경. ⓒ대구 달서구의회
달서구 의회 전경. ⓒ대구 달서구의회

앞서 안 의원은 지난해 6‧13지방선거 당시에도 어린이집 건물이 불법 증축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치렀다.

당시 구는 해당 어린이집 현장 실사를 한 결과 1층과 3층 46m²(약 14평) 규모의 불법 건축물을 확인했다. 이에 건축과와 복지과는 제1, 제2차 계도명령을 통보하자 안 의원은 불법 건축물을 슬그머니 철거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안 의원은 초선이지만 이례적으로 운영위원장직까지 거머쥐면서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는 게 지역정가의 시각이다.

또한 지난해 8월 대구에서 열린 지방의회아카데미 행사장에 참석한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앞길을 막아선 안 의원은 “어린이집 원장과 선출직 구의원을 겸직할 수 있게 해 달라”며 기습적인 언행을 보여 비난을 자초했다. 

이날 지방의회 아카데미 행사 참석자 명단에도 없던 안 의원의 이 같은 일방적인 행동에 대해 지역정가와 주민들은 현재까지도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주민 A씨(49)는 “당선된 후 1년을 넘긴 현재까지도 어린이집 대표를 겸하고 있다는 것은 관련 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47)는 “법을 위반하고서도 버티고 있는 한 의원을 징계하지 못하고 있는 달서구 의회 의원들도 각성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어린이집 대표는 수입을 가져올 수 없는 구조”라면서 “대표직을 내려놓으려고 매매, 임대, 폐원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매매, 임대, 폐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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