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화웨이, 北통신 구축 도와”…미·중 갈등 더 타오를까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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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회사 판다와 밀접한 화웨이가 북한 통신망 지원”…화웨이는 상세 답변 거부

미·중 무역갈등의 주축인 화웨이가 북한의 무선통신망 구축을 몰래 도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화웨이를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는 미국 정부의 시각에 설득력을 더해줄 거란 분석이 뒤따랐다. 

3월7일 중국 선전 휴대전화 매장의 화웨이-애플 로고 ⓒ 연합뉴스
3월7일 중국 선전 휴대전화 매장의 화웨이-애플 로고 ⓒ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7월22일(현지시각) “화웨이가 중국 국영회사인 판다국제정보기술과 손잡고 지난 8년 동안 (북한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WP는 “(고려링크 설립 과정에서) 핵심 플레이어가 판다국제정보기술”이라며 “판다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화웨이를 통해 고려링크 출범에 필요한 기지국과 안테나, 그 외 장비 등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화웨이가 북한 내 망 통합과 소프트웨어 서비스에도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통신망 관리와 유지 서비스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8년 이전 북한은 자국에 3G 통신망 구축을 위해 다국적 회사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중국 선전의 화웨이 본사를 찾아 ‘고려링크’란 이동통신망 업체를 설립했다. 이전까지 고려링크는 북한 당국이 이집트 회사 오라스콤과 합자해 설립한 회사로 알려져 있었다.

WP의 보도 근거는 화웨이의 내부 문건이다. 여기엔 판다국제정보기술 회장과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의 서명이 함께 적힌 계약서도 포함돼 있다.

 

"화웨이와 ZTE는 미국 안보를 향한 잠재적 위협”

중국의 또 다른 통신장비업체 ZTE도 도마에 올랐다. WP는 “북한은 고려링크의 경쟁사 ‘강성’을 설립했고, 이 회사는 ZTE의 장비를 사용했다”며 “강성은 통신망 제공에 있어 고려링크가 갖고 있던 독점적 지위를 빠르게 잠식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2월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정보기관 고위관계자는 “화웨이와 ZTE는 미국 안보를 향한 잠재적 위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는 WP 보도를 인용하며 “미국이 화웨이를 경계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갖게 됐다”고 풀이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민간기업의 탈을 쓴 국영기업이라고 보고 있다. 나아가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지원과 통제 하에 국가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15일 화웨이를 거래 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화웨이는 적극 반발하며 미국 연방법원에 위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화웨이는 이번 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화웨이 측은 WP에 “우리는 진출한 국가와 지역의 모든 법과 규제를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 ‘북한에서 직·간접적으로 사업을 한 적이 있나’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판다국제정보기술 모기업인 판다그룹도 입을 닫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WP 보도에 대해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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