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미래에 대한 해법 사람에게서 찾는다
  • 조창완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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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형 학교 '꼼파니아' 기록 담은 김기찬의  《이토록 신나는 혁신이라니》

개인과 기업에겐 미래는 가장 불안한 요소다. 특히 지능 분야에서는 인공지능과, 노동 분야에서는 로봇과 경쟁해야 하는 불안감이 상존해 있다. 이 때문에 미래의 코드를 읽고, 대비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개설된 꼼파니아 학교가 눈에 띈다. 꼼파니아 학교는 국내외 명사들에게 재능기부를 받아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지속적인 강의를 해 왔다. 그간의 결실을 정리한 책이 《이토록 신나는 혁신이라니》다. 이 학교를 설립 전부터 기획하고, 현재 교장까지 맡고 있는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를 통해 그 의미를 들어봤다.

경영학도로서 신남방정책추진단 민간자문위원, 윤경포럼 공동대표, 한국·아시아·세계중소기업학회 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분과위원장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 교수는 인간관계의 멀티포트라 할 만큼 폭넓은 인간관계를 갖고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김 교수가 이 학교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이토록 신나는 혁신이라니》 김기찬, 배종태, 임일, 성명기, 임병훈, 박란, 김병구, 김희태 지음│더메이커 펴냄│252쪽│1만5000원 ⓒ 조창완 제공
《이토록 신나는 혁신이라니》 김기찬, 배종태, 임일, 성명기, 임병훈, 박란, 김병구, 김희태 지음│더메이커 펴냄│252쪽│1만5000원 ⓒ 조창완 제공

협력·꿈·공유 DNA 배우고 실천하기

“꼼파니아 학교는 ‘사람이 기업을 만든다’는 교훈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사람 중심의 기업가정신이다. 이러한 철학과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최고의 강사들의 재능기부로 운영된다. 기업은 영어로는 ‘company’고 스페인어로는 ‘compaa’다. 기업은 ‘함께(com) 빵(pan)을 만들고 나눠먹는(ia) 사람들의 공동체’다. 꼼파니아 기업은 ‘꿈을 함께 공유하는 구성원들이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면서 사람을 육성하고 사업을 성장시켜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의 본질을 위해 ‘협력의 DNA’ ‘꿈의 DNA’ ‘공유의 DNA’를 배우고 실천하는 곳이 꼼파니아 학교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기업의 핵심가치는 사람이다. 직업이 그 사람들로 만든 커뮤니티이고, 책인 셈이다. 이 시대 사람이 이렇게 소중한 이유는 뭘까.

“오늘날 경영학은 돈과 기술 중심의 경영전략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사람이 빠진 전략에 너무 매몰됐기 때문이다.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혁신을 문화가 아닌 전략으로 하는 많은 기업들이 코닥처럼 실패했다. 혁신은 결과나 목표가 아니라 기업의 일상적인 과정과 활동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일상적인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아주 작은 혁신, 작은 혁신, 큰 혁신이 모여서 기업의 성과가 만들어진다. 그 답은 사람이다. 사람이 꿈을 꾸고, 공감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이 Company, 즉 기업이다.”

이 책 역시 김 교수 개인이 아닌 지금까지 같이한 꼼파니아 학교 사람들이 같이 만든 결실인 셈이다. 많은 이들이 학교를 만들고, 그것을 기록하고, 책으로까지 낸 이유는 무엇보다 그들 앞에 닥친 의기의식 때문이다. 특히 저자들은 우리 기업이 구조적인 위험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그럼 이들이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해법은 무엇일까.

“사회도 기업도 모두 늙어간다. 혁신과 변화가 없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그러나 힘든 혁신은 지속되기 어렵다. 혁신은 즐거워야 한다. 즐겁지 않은 혁신은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략이 강한 회사일수록 단기적으로 성공하지만 사람 역량이 약화되기 마련이다. 전략과 문화의 논쟁은 경기가 나빠질수록 극명한 결과를 만든다. 호경기에는 좋은 기업이나 나쁜 기업이나 모두 이익을 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가 나빠질 때 즈음이면 사람과 문화가 강한 기업만 성과를 낸다. 전략이 문화를 이길 수는 없는 이유다.”

저자는 이러한 고민을 풀어가는 방법을 무엇으로 봤을까. 대답은 혁신이 즐거우면, 사람들이 참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이 즐거워질 수 있을까 하는 것을 말한다. 꿈을 주고, 공감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저자들은 중소기업을 높게 산다. 파트 2에서는 텔스타홈멜, 동신유압, 동아TV, 위너스무역 등의 사례를 통해 혁신기업으로 가는 실제 방법론을 보여주기도 한다. 문제는 정부 정책이 중소기업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혁신성장을 강조한다. 혁신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을 키우고, 사람들이 꿈을 갖게 하고, 공감하게 하면 혁신은 저절로 일어난다. 우리 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람이 즐겁지 않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리콜과 상처만 무성하게 남길 것이다. 마케팅도 바뀌고 있다. 정부의 혁신정책도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을 확산하고, 사람 중심 기업을 많이 길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최고의 조직은 BTS다. BTS의 힘은 ‘공감’이다. 기업가는 모멘텀을 만들고 실천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따라서 위기에 빛을 발한다. 위기를 벗어나게 하는 모멘텀은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에 의해 만들어진다.”

 

“인세,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 확산에 사용”

김기찬 교수의 이번 책은 꼼파니아 학교의 초반기 활동 중 하나다. 꼼파니아 학교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 계획이다. 당장 이 책의 인세는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의 확산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전쟁 잿더미에서 한국 경제는 이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주체는 기업이었다. 그런데 지난 60여 년 동안 우리 기업들은 지식보다는 노동력으로, 신제품, 신시장보다는 이미 있는 제품, 이미 있는 시장을 통해 성공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이 이 시장을 다 가져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모방’이 아닌 ‘혁신’으로 경제구조를 전환해야 한다. 납품이 아니라 영업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 키워드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 기업처럼 사람을 구조조정하기보다 사람을 키워주고 그들이 고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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