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준비한다, 상공에 ‘에어-택시’가 날 수 있게
  • 인천취재본부 이영수 기자 (sisa310@sisajournal.com)
  • 승인 2019.08.07 08:00
  • 호수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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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내 최초 PAV·로봇·드론산업 활성화 나서

세계 최대의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Uber)’는 올해 7월9일 헬리콥터로 뉴욕의 도심과 JFK공항을 오가는 ‘우버콥터(Uber copter)’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버콥터를 이용하면 평소 자동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약 8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우버가 2016년 10월에 ‘개인형 자율 항공기(PAV-Personal Air Vehicle)’ 사업화를 발표한 이후에 최첨단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교통지옥에 시달리는 뉴욕 시민들에게는 그야말로 빅뉴스가 아닐 수 없다.

우버콥터는 서비스 초기에 항공기 조종사가 운항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무인 자율비행 택시로 운용된다. 무인항공기(드론-Drone)가 하늘을 나는 택시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다. PAV는 에어-택시(Air-Taxi)를 포함한 미래형 개인 운송수단이다. 배터리와 모터 기술의 발전과 충돌회피,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의 고도화로 PAV 기술이 완성되면, 그동안 공상과학(SF)소설 및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드론이 불법조업 어선 단속을 관제하고 지휘하는 모습 © 인천시 제공
드론이 불법조업 어선 단속을 관제하고 지휘하는 모습 © 인천시 제공

인천시, 하늘을 나는 자동차 기술 선도

PAV는 가까운 미래에 교통수단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과 독일, 중국, 일본 등이 PAV 시제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어떤 상황일까. 아직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인천시가 PAV 기술과 드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소매를 걷어 올렸다. 고급 일자리로 연결되는 장기적인 먹거리 산업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인천시는 PAV와 드론산업뿐만 아니라 로봇산업의 거점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천 PAV산·학·연 컨소시엄(이하 인천 PAV컨소시엄)은 2018년 9월에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방과학연구소가 공모한 PAV 핵심부품 기술개발사업자로 선정됐다. 인천 PAV컨소시엄이 국내 최초로 지역기반의 PAV 핵심부품 기술개발 사업인 ‘유인 자율 운항을 위한 멀티콥터형 비행제어시스템 개발’의 수행기관이 된 것이다. 인천 PAV컨소시엄은 총 43억원 규모의 PAV 핵심기술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인천 PAV컨소시엄은 드론 전문기업 ㈜숨비와 모터 전문기업 ㈜에스피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천테크노파크(IBITP), 인하대학교 등으로 구성됐다.

인천 PAV컨소시엄은 또 올해 3월부터 PAV 개발을 위한 디자인 선정 및 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당시 인천시는 2가지 개인용 비행체 디자인을 선보였다. 인천시는 이들 디자인 중 시민 선호도 조사를 통해 최종 선정된 디자인으로 비행체 개발에 들어갔다. 제품 출시 목표는 2021년이다. 인천시는 PAV 기술이 상용화되면 군사 분야와 치안유지, 도서지역 화물운송, 의료서비스, 레저 등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시는 특히 PAV산업 활성화를 위해 인천시의회가 제정한 ‘인천시 파브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근거로 PAV산업에 파격적인 지원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조례안에 따르면 인천시는 PAV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 5년마다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PAV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업지원과 정보교류, 인력양성 등에 나서야 한다. 또 PAV 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국제적 기술협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도 병행해야 한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민관이 함께 PAV산업을 추진토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한 것은 인천시가 처음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앞으로 PAV산업이 인천 지역 기업의 성장 및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3년간 PAV산업의 경제유발 효과는 약 5000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약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로봇기업 수 200개’와 ‘로봇 관련 연매출 7000억원’ ‘로봇창업기업 60개’ ‘스타기업 15개’ 등은 인천시가 내놓은 로봇산업 혁신 비전이다. 인천시는 청라국제도시에 조성된 로봇랜드에 로봇타워와 로봇 연구개발(R&D)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로봇랜드에 입주한 기업은 59개로, 입주율은 무려 90%가 넘는다. 근무 인원도 410명에 이른다.

2018년 9월 박남춘 인천시장(가운데)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 등과 함께 항공취업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 인천시 제공
2018년 9월 박남춘 인천시장(가운데)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 등과 함께 항공취업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 인천시 제공

청라국제도시, 로봇·드론산업 메카로 발돋움

인천시는 로봇 연구개발 플랫폼을 구축해 로봇제품 연구개발과 품질인증 등의 기능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과 로봇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해 예비 창업자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스타기업 발굴·육성을 통해 신제품과 기존 로봇 융합기술 개발에도 지원할 예정이다.

항만과 공항에서 필요한 물류 로봇과 공공서비스 로봇 개발사업도 적극 지원한다. 생산현장에서 인간과 로봇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협동로봇 지원사업도 펼친다. 협동로봇은 각종 제조업과 물류산업, 서비스업 분야의 생산성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는 로봇분야 사업이 활성화되면 1400여 명 규모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시민들이 ‘미래교통 PAV 과제 디자인 선정 시민 선호도 조사’에서 개인형 비행체의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 인천시 제공
인천 시민들이 ‘미래교통 PAV 과제 디자인 선정 시민 선호도 조사’에서 개인형 비행체의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 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이 밖에도 청라국제도시를 우리나라 드론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청라국제도시에 드론의 연구·제작·시험·평가·인증·체험을 할 수 있는 ‘드론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이미 청라국제도시와 가까운 수도권매립지에 드론 전용 비행시험장을 유치해 놓고 있다. 드론 전용 비행시험장은 정부가 3년간 60억원을 지원한다. 수도권매립지는 드론이 추락하더라도 2차 사고위험이 낮아 드론 전용 시험비행장으로 최적지다. 비행공역은 수도권매립지 1567㎡이며, 활용 고도는 500피트(약 152m)다.

인천시는 2023년까지 수도권매립지에 드론 클러스터 구축 사업도 진행한다. 이곳에는 드론 전용 비행시험장과 연계해 기업지원과 시민체험, 교육 등을 위한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청라국제도시 지역을 국내 최대의 드론·로봇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조만간 송도 항공산학융합지구와 영종도 항공정비단지를 조성해 항공산업도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가운데)이 인천 PAV컨소시엄 관계자들과 ‘미래교통 PAV 과제 디자인 선정 및 협약식’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인천시 제공
박남춘 인천시장(가운데)이 인천 PAV컨소시엄 관계자들과 ‘미래교통 PAV 과제 디자인 선정 및 협약식’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인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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