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하 협박소포’ 진보단체 간부 구속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7.3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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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자결단’의 노림수는?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의원실에 협박 소포를 보낸 서울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운영위원장이 구속된 가운데, 진보 단체가 진보 정당 의원에 협박 메시지를 보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윤소하 의원 페이스북
ⓒ 윤소하 의원 페이스북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문성관 부장판사는 7월31일 협박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유아무개(35)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유씨는 윤소하 의원실에 커터 칼과 죽은 새, 협박성 편지가 담긴 소포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유씨는 편지에서 스스로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칭하며 “윤소하 너는 민주당 2중대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이다” “조심하라,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 등의 메시지로 협박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유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서울 강북구 거주지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관악구 편의점까지 이동해 택배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여러 차례 대중교통을 갈아타고, 가까운 거리도 일부러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신원을 특정한 뒤 7월29일 유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다음 날인 30일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는 과거 한국대학생총연합(한총련) 15기 의장으로 활동하며 ‘이적 표현물’을 제작‧배포하고 북한 학생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등 국가위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유씨가 현재 소속된 단체인 대진연은 지난 2017년 3월 한국대학생연합, 대학생노래패연합 등 대학 운동권 단체들이 연합해 결성한 진보 성향 단체다. 대진연은 지난해 말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 활동을 벌여 논란을 빚었다. 또 지난 4월에는 대진연 소속 회원 일부가 국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의원실을 기습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한편 진보 단체의 관계자가 진보 진영 대표 정당인 정의당 의원을 공격한 이유에 대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7월30일 시사저널 TV 간판 프로그램인 《시사끝짱》에 출연해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김 원장은 “우익을 빙자해 테러를 한 뒤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려는 의도가 있었거나, 아니면 윤소하 의원이 대진연의 주요 활동인 백두칭송위원회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보인 적이 있다면 겁을 주려 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송문희 고려대 정치리더십센터 교수는 배후 세력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송 교수는 “보수 세력을 테러단체처럼 묘사히려고 벌인 조작극이라면 이건 정말 심각한 정치공작이다”라면서 “어린 학생들이 이런 일을 주도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고, 누가 이를 주도했는지 끝까지 한 번 추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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