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8.15 14:00
  • 호수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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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욱의 생활건강] 디스크는 마비가 올 때, 협착증은 100m 못 걸을 때 수술 필요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병원을 찾는 허리 통증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두 질환은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당긴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과 경과는 물론 치료 방법도 다르다. 그래서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허리디스크는 디스크의 바깥 테두리를 이루고 있는 섬유륜이라는 질긴 조직이 찢어지거나 늘어나면서 디스크 안쪽에 있는 말랑말랑한 수핵이 섬유륜의 찢어진 틈으로 탈출해 다리로 내려가는 척수신경을 누르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정확한 병명은 수핵탈출증이다.

협착증은 척추를 오랫동안 무리하게 사용하면 척추뼈가 자라거나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지는 것을 말한다. 척추관이 협착되면 그 안을 지나가는 척수나 척수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한번 좁아진 척추관은 다시 넓어지지 않고 시간에 따라 점점 좁아지는 경향이 있다.

허리디스크는 주로 젊은 사람에게 많다. 50대 이상이 되면 디스크가 딱딱해져 튀어나가는 경우가 줄어든다. 반대로 협착증은 퇴행성이므로 50대 이상이 90%를 차지한다. 20~30대는 디스크, 50대 이상은 협착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둘 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당긴다. 하지만 디스크는 주로 앉아 있을 때 다리가 당긴다면, 협착증은 서 있거나 걸을 때 엉덩이와 종아리가 당긴다.

병원에서 디스크를 진단할 때 하지직거상검사를 한다. 검사자는 바르게 누운 환자의 다리를 천천히 들어올리는데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한다. 정상적으로는 90도, 유연성이 떨어지는 사람은 70도 이상 통증 없이 다리가 올라간다. 만약 다리를 올릴 때 다리 당김이나 허리 통증이 심하면 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협착증은 다리를 올려도 증상의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다.

ⓒ 유재욱 제공
ⓒ 유재욱 제공

디스크는 지나가는 병, 협착증은 진행하는 병

디스크는 3개월 정도 지나면 근본적인 원인이 없는 경우 점차 회복된다. 협착증은 퇴행성이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진다. 디스크는 지나가는 병이고 협착증은 진행하는 병이다. 디스크의 치료 목적은 통증을 개선하고 재발시킬 수 있는 나쁜 습관이나 무리한 운동을 자제하는 것이다. 증상이 좋아지면 운동으로 예방한다. 협착증은 일단 통증을 개선하고 질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무리한 운동보다 가벼운 재활운동을 꾸준히 한다. 디스크는 증상 개선 및 재발 방지, 협착증은 증상 개선 및 악화 방지가 목적이다.

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조금 다르다. 디스크는 대부분 수술이 필요 없다. 가끔 마비가 와서 발목에 힘이 빠지면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므로 수술이 필요하다. 협착증은 잘 걸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걸을 때 종아리가 터질 것 같은 증상 때문에 주저앉아 쉬었다 가야 하는데 100m도 못 가고 쉬어야 할 정도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디스크는 마비가 오면 수술하고, 협착증은 100m도 못 걸으면 수술한다고 보면 된다.

디스크는 수술해도 근본 원인, 즉 나쁜 자세나 습관이나 무리한 운동이 개선되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다. 협착증은 수술할 때 좁아진 부분을 열어주고 나사로 고정하기 때문에 그 부위에 재발하기보다는 수술 후 몇 년이 지나면 수술 부위 위아래 쪽에 새로운 협착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가능한 한 수술을 미루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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