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매체 ‘절대강자’ JTBC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9.08.13 14:00
  • 호수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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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매체 영향력·신뢰도·열독률] JTBC 영향력·신뢰도 1위 ‘수성’…조정 국면 맞아 지목률은 하락 추세
열독률 부문, 네이버 2년 연속 1위

올해는 시사저널 창간 30주년이다. 1989년 창간과 함께 실시해 온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전문가 설문조사도 어느덧 서른 번째를 맞았다. 국내 언론 사상 단일 주제로 이렇듯 꾸준하게 장기 기획 보도를 이어온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관계뿐만 아니라, 재계·언론계·학계·문화계 등에서 해마다 본지 조사 결과를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조사 역시 국내의 오피니언 리더들인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인·문화예술인·종교인 각각 100명씩 총 100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국내 최고 권위의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과 함께 조사를 진행했다. 6월24일부터 7월16일까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는 남성 74.8%, 여성 25.2% 비율이며, 연령별로는 30대 18.1%, 40대 37.0%, 50대 34.9%, 60세 이상 10.0%다.

2012년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출범할 당시 JTBC는 신설된 여러 종편 중 하나였다. JTBC 외에도 TV조선, 채널A, MBN이 있었고, 다른 종편들과 마찬가지로 유력 일간지의 ‘힘’을 등에 업은 형태였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정치·이념 편향적 방송을 경계하는 목소리와 함께, 먹고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JTBC가 영향력·신뢰도에서 1위, 열독률에서 2위를 차지해 언론매체 ‘절대강자’의 위상을 지켰다. ⓒ 시사저널 임준선
JTBC가 영향력·신뢰도에서 1위, 열독률에서 2위를 차지해 언론매체 ‘절대강자’의 위상을 지켰다. ⓒ 시사저널 임준선

8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JTBC는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보수 성향의 다른 종편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고, 그 위상이 지상파 방송사들을 훌쩍 뛰어넘었다. 경제적 기반도 안정적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JTBC는 매출액 3478억원에 단기순이익 133억원을 기록했다.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헛발질’이 반사이익을 제공한 측면도 있지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JTBC의 차별화 전략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보도담당 사장으로 영입한 손석희 대표의 역할도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손 대표는 JTBC 위상을 드높인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절대강자’ JTBC 도전 상대 아직 없어  

올해 30회째인 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 JTBC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영향력) 48.4%,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신뢰도) 39.2%로 1위를 차지했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열독률) 부문에서도 25.4%로 2위에 올랐다. 지목률이 1위 네이버와 0.7%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번 조사가 이뤄진 언론매체의 영향력·신뢰도·열독률 전 부문을 사실상 석권한 셈이다.

다만 연도별 지목률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지목률이 조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를 적극 보도한 2017년 JTBC는 ‘3관왕’을 차지하며 절정에 올랐다.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지목률이 과반을 넘겼고, 열독률도 네이버를 따돌렸다. 두 해 전인 2015년 조사에서 영향력 5위, 신뢰도 3위, 열독률 7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가팔랐다.

그런데 몇 년 사이 치솟던 지목률 곡선이 아래로 꺾였다. 지난해 JTBC는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지목률은 하락했다. 열독률의 경우 네이버에게 1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올해를 포함해 최근 5년을 비교하면 영향력 15.8%→27.5%→57.7%→50.4%→48.4%, 신뢰도 23.6%→34.4%→55.8%→43.9%→39.2%, 열독률 13.3%→22.6%→37.3%→25.6%→25.4%로 급상승했던 지목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절대강자’로 떠오른 JTBC의 위상은 여전히 견고해 보인다. 챔피언을 위협할 만한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1위를 도맡았던 KBS와 경쟁을 펼쳤던 MBC가 정권 교체 후 변화를 모색해 왔지만 아직까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왼쪽)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 시사저널 박은숙·고성준
서울 여의도 KBS 본관(왼쪽)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 시사저널 박은숙·고성준

KBS·MBC 완만한 상승 추세

KBS는 올해에도 영향력(29.1%)과 신뢰도(15.3%)에서 2위 자리를 지켰다. 열독률(9.4%)은 한 계단 내려와 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와 비교해 세 부문 모두 지목률이 소폭 올랐다. 바닥으로 추락하던 지목률 곡선이 완만하지만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그렇지만 2015년에 영향력(55.8%)과 신뢰도(26.7%) 1위, 열독률(16.8%) 4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MBC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올해 영향력(12.8%)과 신뢰도(8%) 5위, 열독률(5.8%) 10위로 지난해에 비해 지목률은 물론 순위도 일부 상승하면서 ‘회복’ 가능성을 보였지만, MBC의 조직 및 인력 규모와 언론계에서 갖는 위상에는 못 미치는 결과다. 역시 헤쳐 나가야 할 길이 첩첩산중이다.

신문사 중에서는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며 보수·진보 매체를 대표했다. 조선일보는 영향력, 한겨레는 신뢰도에서 톱(Top) 3에 들었다. 조선일보는 영향력(25.7%) 3위, 신뢰도(6.9%) 6위, 열독률(11.2%)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비해 순위와 지목률이 일부 상승했다. 한겨레는 영향력(7.5%) 7위, 신뢰도(12.5%) 3위, 열독률(12.3%) 4위에 올랐다. 지난해에 비해 순위와 지목률이 일부 하락했다. 경향신문은 신뢰도(9.2%) 4위, 열독률(10.4%) 6위에 올랐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분당 사옥 ⓒ 시사저널 우태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그린팩토리 ⓒ 시사저널 우태윤

네이버는 열독률(26.1%) 1위를 지켰다. 영향력(25.4%)은 4위, 신뢰도(3.6%)는 10위에 올랐다. 열독률을 제외하면 순위가 다소 하락했지만 언론매체로서 위력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다음카카오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영향력(9.4%)이 지난해 8위(6.3%)에서 두 계단 올라 6위를 차지했고, 열독률(16.4%)은 지난해(14.2%)와 같은 3위 자리를 지켰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조정 국면에 들어선 JTBC가 공영방송(KBS·MBC)이 정상화 과정에 있는데도 여전히 선전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시청자와의 신뢰가 끈끈한 관계를 형성했고, 시청 습관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공영방송이 위상을 되찾고자 하지만 재정적 압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적자폭이 워낙 크다 보니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전한 후 “손안(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는 미디어 소비행태의 변화를 대응하는 데 순발력이 좀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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