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북한 발사체’에 “유감”…비판 초점은 달라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08.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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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도발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보수 야권 “문 대통령 대북정책 탓”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한 데 이어 8월16일 오전 발사체를 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북한이 엿새 만에 다시 발사체를 쏘자 민주당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에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고,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여야는 8월16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 2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일제히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비판의 결은 달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은 북한이 군사행동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의 야당은 정부의 대북정책 비판에 방점을 찍었다. 나아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대변인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한 것을 거론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거듭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북·미 실무 협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이런 대응은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그간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고, 동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적 군사행동과 성명은 최근 한미연합훈련과 중기 국방계획을 강도 높게 문제 삼는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미사일 성능 개선 시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한미군 주둔이 문제 되지 않는다'며 대범한 자세를 보여준 것처럼 우리의 예정된 한미합동훈련과 국방력 증강 계획이 결코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성숙한 대응을 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남북 모두의 소망일 것"이라며 "북미회담의 조속한 재개와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지도부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사진전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평화경제 구상를 뒷받침하고, 한반도 평화번영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잦은 미사일 발사로 대한민국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행태는 비논리적이고 충동적이며 자해적"이라며 "북한은 더 이상의 도발적 행태를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에 조소(嘲笑)로 답한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며 "북한은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굴종적 모습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어제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언급하며 “평화경제는 내용 없는 언어의 수사가 아닌가 걱정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올해에만 벌써 여덟 번째 미사일 발사"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문재인 정권의 '침묵 대응'과 낙관론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 반복될 조짐"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도발과 묵인의 뫼비우스의 띠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면서 "대통령만의 '정신승리'용 자화자찬으로는 연일 터지는 북한의 '굿모닝' 미사일 도발을 막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가 바로 문 대통령이라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는데, 왜 문 대통령 본인만 모르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북한의 조평통 논평을 거론하며 "국민은 대통령에게 퍼붓는 북한의 욕설에 가까운 '막말'에 분노하며 청와대와 여당의 무반응에 화가 난다"며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 더는 국민을 욕보이지 말라"고 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이 어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우리 안보는 또다시 흔들렸다"며 "문 대통령의 인내에 북한은 독설과 미사일로 화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북한의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큰 성과라고 했지만, 북한은 그것이 청와대만의 착각임을 단 하루 만에 증명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북한의 행동은 불만을 표출하는 수준을 넘어 국민을 겁박하고 있다"며 "안보 위협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정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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