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피하자’…음주단속정보 공유하는 앱·채팅방 성행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1 08:00
  • 호수 15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 윤창호법' 시행 後 단속 피하기 위한 꼼수↑…경찰 "단속에 지장 초래"

음주단속을 강화한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두 달여가 흐른 가운데, 경찰의 부실한 음주단속장비 관리 실태([단독] 경찰 음주측정기, 절반이 사용연한 초과…‘윤창호법’ 무색 참조)와 부족한 시민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음주단속을 피하기 위한 다양한 ‘꼼수’가 공유되고 있다. 출·퇴근 전 음주단속현황을 공유하는 앱을 이용해 음주단속 시간과 위치 등을 확인한 뒤 해당 경로를 우회하는 이들까지 생겨나면서, 단속에 나서는 경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Pixabay
ⓒPixabay

지난 8월15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앱 스토어에 ‘음주단속’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자 가장 맨 위에 A사의 ‘P앱’이 떠났다. 해당 앱은 ‘제2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인기를 끌고 있다. 앱 사용자들은 음주단속 정보를 등록·공유하면서, 경찰의 단속망을 무력화 시키고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 GPS를 활성화하면, 반경 1km 내 단속 지점을 실시간 알림을 통해 알려준다. 모든 단속지점은 낮 12시에 초기화돼 매일 단속 지점을 ‘업데이트’한다. 현재 해당 앱의 다운로드 횟수만 50만 건을 넘어섰다.

과연 해당 앱은 ‘이름값’을 하고 있을까. 이날 오전 8시 출근시간 전 해당 앱을 켜자, 용산을 중심으로 반경 10km 내 3군데서 음주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는 특정 지역에 표시됐다. 그러나 실제 기자가 해당 지역을 택시를 타고 지나왔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앱에 뜨지 않은 길에서 경찰차를 마주했다. 만약 기자가 전날 과음을 한 채 이 앱을 믿고 운전대를 잡았다면, 음주단속에 꼼짝없이 걸려들었을 상황이다.

앱으로도 모자라 SNS 단체 채팅방을 이용해 음주단속 지점을 ‘이중 체크’ 하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한 중견기업 영업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전만기씨(가명)는 “영업 특성상 전날 새벽까지 술자리가 이어진 뒤, 아침에 바로 다른 지역으로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2 윤창호법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과속 위험도 없고 날도 밝은 출근길까지 음주단속을 하는 것은 과한 것 같다. 같은 고충을 안고 있는 사람들끼리 (채팅)방을 파서 단속 장소 등을 공유하고 있다. 방에 들어가 있는 인원은 50명 정도”라고 전했다.

음주단속을 피해가려는 각종 편법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단속에 나서는 경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꼼수에 맞서기 위해서는 더 빠르게, 더 자주 단속에 임해야 하는데 제한된 인력이 발목을 잡는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위치 정보를 공유해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30~40분마다 단속 위치를 옮기는 ‘스폿 이동식’ 단속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음주운전 단속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지만 앱의 제작이나 사용을 규제할 수 있는 법규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