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스라엘 FTA 타결…日 반도체장비 의존도 낮춘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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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발효 예정…국산화율 18% 불과한 반도체장비 시장에 수입선 다변화 기대

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스타트업의 성지’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첨단기술 강소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은 한국에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수입선 다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8월21일 예루살렘에서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한·이스라엘 FTA 타결을 공동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네 번째로 맺은 FTA 협상이자 전체로는 18번째다. 2016년 5월부터 FTA 협상을 시작한 양국은 3년 동안 6차례의 공식협상을 통해 모든 협정 조건에서 합의를 봤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이 8월 21일 예루살렘 오리엔트호텔에서 엘리 코헨(Eli Cohen)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양국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공동선언식'을 가졌다. ⓒ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이 8월 21일 예루살렘 오리엔트호텔에서 엘리 코헨(Eli Cohen)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양국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공동선언식'을 가졌다. ⓒ 산업통상자원부

앞으로 한국은 수입액의 99.9%에 해당하는 상품의 관세를, 이스라엘은 수입액 100%에 해당하는 상품 관세를 단계적으로 없앤다. 대(對)이스라엘 수입액 중 가장 높은 25.4%를 차지하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는 3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한국은 세계 1위 반도체 국가다. 하지만 2017년 기준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18.2%에 불과하다. 장비 수입국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일본(45%·2018년)이다. 장비 면에선 아직 일본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장비 개발업체를 포함해 150여개의 반도체 관련 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투과 전자현미경(TEM) 장비를 만드는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희 본부장은 “원천기술 보유국인 이스라엘과의 기술협력 증진이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생산기술 선진화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한국 생산기술연구원은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와 양해각서를 맺어 기업들에게 공급선 다변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로 꼽힌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전자·통신·화학과 정밀화학 등 원천기술에 뛰어나고 기술 사업화 경험도 풍부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일본 수출 규제에 맞서 대안 수입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편 한국이 이스라엘에 수출하는 1위 품목은 전체 수출액의 50.1%에 해당하는 자동차다. 완성차 브랜드가 없는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올 상반기 도요타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기아차는 3위를 차지했다. 자동차를 비롯해 자동차부품, 섬유, 화장품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은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사라진다. FTA 발효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다. 그 사이 협정문 정식 서명과 국회 비준 절차를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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