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마실 때 ‘시린 치아’ 치료법 찾았다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9 08: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의료진, 세계 최초 유전자 치료제 내년 임상시험 시행

차거나 뜨거운 물을 마실 때 치아가 시린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다. 시린 이는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나며 성인 인구의 8~57%가 경험한다. 특히 치주질환 환자의 60~98%는 시린 이로 고생한다. 

잇몸 위로 노출된 치아는 법랑질이라는 단단한 조직으로 감싸여있다. 잇몸 아래쪽과 치아 내부는 상아질이라는 미세한 관(상아 세관)들의 집합체로 구성된다. 이 미세한 관은 액체로 차 있어서 외부의 온도나 압력 등의 자극을 상아질 내부에 있는 신경으로 빠르게 전달한다. 

서울대치과병원=상아질이 손상되면 상아 세관과 신경이 노출되면서 시린 이 증상이 생긴다.
서울대치과병원=상아질이 손상되면 상아 세관과 신경이 노출되면서 시린 이 증상이 생긴다.

잇몸이 내려앉아 상아질이 노출되면 외부 자극에 민감해지면서 다양한 통증을 유발한다. 이때 우리는 이가 시리다고 표현한다. 상아질이 노출되는 원인은 치주질환, 과도한 칫솔질, 불량한 구강위생 등이다. 

현재 시린 이 치료는 크게 두 가지다. 신경을 차단하거나 상아 세관을 폐쇄하는 방법이다. 약물로 신경을 차단하는 것은 효과가 낮고 일시적이어서 반복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상아 세관 폐쇄 방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료 주변 경계에 발생한 틈으로 증상이 재발한다. 

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손원준 교수와 치의학대학원 박주철 교수는 세계 최초로 시린 이 증상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했다. 특정 단백질(CPNE7 유전자 단백질)로 만든 치료제를 치아에 바르면 상아 세관 내부로 들어가 신경세포의 상아질 재생을 유도한다. 이후 상아질이 재생되면서 자극 전달을 줄임으로써 시린 이가 개선된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동물 실험으로 확인했다. 이 상아질 재생기술은 단순히 시린 이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충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이 치료제는 내년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