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피격에 유가 휘청…트럼프 “장전 완료” 군사대응 시사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9.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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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석유시설에 드론 공격, 세계 원유 공급 5% 차질…유가 상승 불가피
트럼프, 이란 겨냥 “사우디 범인 확인 즉시 공격할 준비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세계 석유값이 폭등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월15일(현지시간) “범인이 확인되는 즉시 공격할 준비가 됐다”며 군사 보복을 시사했다.

드론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인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원유시설 ⓒ CBS news
드론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인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원유시설 ⓒ CBS news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석유 시설을 공격한 범인이 누구인지 우리가 알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검증에 따라 장전 완료된 상태(locked and loaded)”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의 범인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배후로 이란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 9월14일 피격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모든 국가에 공개적으로, 그리고 명백하게 이란의 공격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란을 지목한 바 있다.

당초 예멘 반군 후티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지만, 미 정부는 이란이 후티 반군을 도왔거나 이란 단독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고 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지 언론을 통해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 시설은 19곳이지만 후티 반군이 보유한 드론은 10대에 불과하다”면서 “시설이 타격을 받은 각도를 보면 드론이 예멘에서 날아왔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한편 이번 공격으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할 위기에 놓였다. 로이터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우디 정부의 원유 시설 복구 속도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월16일 국제유가는 개장과 동시에 19%이상 급등했다. 이날 싱가포르거래서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장 초반 배럴당 11.73달러 오른 71.95달러로 치솟았다. 이는 1988년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달러화 기준 가장 많이 상승한 수치다. 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도 개장하자마자 전날 종가 대비 15% 치솟은 배럴당 63.02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서킷브레이커(매매정지)가 발동됐다.

앞서 지난 9월14일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원유시설인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두 곳이 무인기(드론) 여러 대의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이면서 가동이 잠정 중단됐다. 아람코는 이 공격으로 570만 배럴의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사우디의 석유 생산이 정상화될 때까지 석유값은 고공행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가 석유 생산을 정상화하는 데에는 수 주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사우디가 전 세계 여러 곳에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해두고 있어 장기적인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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