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 “알고 보면 먹방이 체질…공감하며 추억하며 연기”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8 10:00
  • 호수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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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 로 다채로운 매력 보여준 배우 천우희

배우 천우희가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서른 살 여자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드라마 작가 임진주 역을 맡은 천우희는 매회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시키고 있다. 《멜로가 체질》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이병헌 감독의 작품. 깊이 있고 트렌디한 대사와 독특한 연출,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첫 회부터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주·조연 상관없이 모든 출연진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연기 구멍 없는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고, 유쾌하고도 균형감 있게 전개되는 스토리는 마니아들의 계속된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중심인물이자 화자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임진주를 완벽하게 소화한 천우희는 처음 도전하는 로맨스 코미디 장르에서 생활 밀착형 연기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뿐만 아니라 드라마 OST에도 참여하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였다. 최근 발매된 OST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듀엣 버전을 안재홍과 함께 불러 천우희만의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감성으로 원곡과는 또 다른 설렘을 선사했다. 이는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던 장범준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묵직한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천우희는 이어서 영화 《버티고》(전계수 감독)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다.

ⓒ jtbc 제공
ⓒ jtbc 제공

《멜로가 체질》의 촬영은 일찌감치 끝난 것으로 안다.

“5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촬영기간이었지만 그 기간이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즐겁고 편안하게 임했다. 이미 촬영이 끝난지라 홀가분하다. 촬영 일정이 빡빡하진 않아서 촬영 중에도 본방 사수를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태프들과 다 같이 모여서 보고 싶다.”

 

신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던 터라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촬영 전에는 부담이 있었다. 이 친구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처음 해 보는 밝은 캐릭터라 떨리고 설레는 마음도 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가 오히려 그들의 도움을 받고 있더라. 좋은 대본,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들 덕에 행복하게 촬영에 임했다.”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말의 의미는, 연기력이 늘었다는 게 아니다. ‘진주’라는 캐릭터는 지금껏 내가 했던 역할 중 가장 자유로운 캐릭터였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자유로울 수 있었고, 동시에 즐겁게, 어떤 고민 없이 본능적으로 했던 것 같다. 천우희 하면 떠올리는 프레임을 스스로 깬 것 같아 만족한다.”

 

밝은 역할에 대한 갈망이 있었나?

“줄곧 어렵고 힘들고 강한 캐릭터를 맡아왔고, 언젠가부터는 그게 임무처럼 주어졌다. 그걸 또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다. 막연히 기존에 내가 했던 역할들과 반대되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는데 기회가 많지 않았다. 막상 그 역할이 주어지니 걱정이 앞서더라. 천우희가 하는 로맨스 코미디를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긴장되면서 궁금했다. 사실 ‘진주’는 ‘돌아이’ 기질이 다분하다.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친구는 일과 사랑, 우정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한다. 다짜고짜 ‘돌아이’가 아니다. 대본을 읽으면서 그 친구에게 빠져들었고, 자연스럽게 이미지 변신에 대한 압박도 사라졌다. 그만큼 대본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천우희라는 배우가 이렇게 밝은 역할도 소화하는구나, 하고 긍정적으로 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내레이션을 비롯해 대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어마어마했다(웃음). 지금까지 내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은 내면 연기가 많아 대사보다 눈빛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데 이번엔 그 모든 것을 말로 표현하는 캐릭터였다. 물론 부담은 있었다. 암기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웃음). 이 많은 대사를 어떻게 정확하게 발음하며, 또 드라마 특성에 맞게 경쾌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다. 대사도 대사지만 내레이션도 많았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그렇게 말로 풀어냈는데 또 내레이션이야? 나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게 의아했다. 한데 대본을 읽으면서 일말의 의심 없이 공감이 됐고, 심정적으로 대본에 빠지니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공감하며, 추억하며 연기했다.”

 

‘진주’ 캐릭터를 ‘돌아이’로 정의했는데, 실제 성격과의 싱크로율은.

“친구들과 가족들이 그런 말을 한다. 극 중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먹방이 체질’이라고(웃음)…. 먹는 장면에서 내 진짜 표정이 나온다고 한다.”

 

‘인생작’이라고 말하는 시청자가 많다. 한데 시청률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럴 때 ‘한 방’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사실 어떤 강력한 한 방이나 자극이 없다는 게 우리 드라마의 한 방이다. 각각의 인물 이야기, 그 상황과 대사가 곱씹을수록 강한 여운이 남는다.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드는 작품이다. 다 보고 나면 차오르는 무언가가 있다. 이런 작품을 함께 작업했다는 게 행복하다. 시청률은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촬영장 분위기는 늘 밝고 즐거웠다. 독특한 경험이었다. 그만큼 작품 자체에 힘이 있다.”

 

종방을 앞두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개인적으로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아마 그런 내 마음이 작품 속에서도 녹아났을 것이다. 《멜로가 체질》의 마니아가 된 분들도 아마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모든 캐릭터가 다 잘 보인다는 것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모든 이야기가 좋다. 캐릭터 하나하나를 본인 입장에서 공감하며, 또 성장하며 볼 수 있는 드라마다.”

 

곧 영화 《버티고》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간 극적인 역할을 많이 했었다.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하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시나리오를 읽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인 모습들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고, 자신 있다.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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