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대학언론상] 발로, 땀으로, 열정으로 써내려간 저널리즘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3 13:00
  • 호수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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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시사저널 대학언론상…영상 분야 신설, 대상 2편 등 총 6편 수상

“기사를 통해 세상을 더 낫게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저희가 기자를 계속 꿈꾸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9월26일 시사저널 강당에 선 대학생 박서빈씨(23)는 “상처를 도려내지 않으면 곪아서 썩기 마련이다. 우리의 기사가 문제 해결의 작은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씨가 마이크를 꼭 쥔 채 언론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 말할 때마다, 그의 앞에 앉은 13명의 대학생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예비 언론인이 보내는 공감과 지지의 표현이었다.

‘기레기’라는 아픈 신조어가 저널리즘을 대표하는 시대, 그러나 펜과 카메라로 한 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예비 언론인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9월26일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본사 강당에서는 ‘제8회 시사저널 대학언론상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는 권대우 시사저널 대표와 조재길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시사저널 편집국 기자 등이 참석해 예비 언론인들의 수상을 축하했다.​

수상자들이 권대우 시사저널 대표(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조재길 한국기자협회 부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수상자들이 권대우 시사저널 대표(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조재길 한국기자협회 부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8회째 맞은 대학언론상, 영상까지 공모 확대

시사저널 대학언론상은 지난 2012년 처음 개최돼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예비 언론인인 대학생들이 참신한 기획과, 직접 발로 뛰는 열정으로 저널리즘의 미래를 열어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앞선 7년간 취재기사에 한정해 공모를 받았지만 올해 처음 영상 부문을 신설했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등장 이후 변해 가는 언론 지형에 맞게 공모전의 범위도 확대한 것이다.

이날 시상에 앞서 단상에 선 권대우 시사저널 대표는 “세상이 시끄러울 때 여러분들 세대에서 중심을 잡고 따라가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공모전에 응모하면서 보여줬던 절절한 노력과 통찰력을 현직 기자가 돼서도 발휘해 줘야 한다”며 “시사저널은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콘텐츠를 생산해 독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성공하는 매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재길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은 “나 또한 여러분들처럼 대학을 다니며 꿈을 키웠다. 내가 쓴 기사가 우리 사회 잘못을 바로잡고 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될 거란 믿음을 갖고 열심히 뛰어다녔다”며 “대학생 때 가졌던 뜨겁고 냉철했던 가슴은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에도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쓰고 노력한 기사들이 부정부패를 씻어내고 밝고 건강한 사회, 살 만한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축사를 전했다.

취재기사 부문에서는 ‘항공사 출국세’ 문제를 다룬 대상 1편을 비롯해 우수상 1편, 장려상 3편 등 총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시사저널 데스크들이 1차 심사를 맡았으며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 조호연 경향신문 논설주간,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이 최종 심사를 담당했다. 올해 처음 신설된 영상 부문의 경우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시사저널 취재3팀의 이민우 팀장과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가 심사를 담당했으며, ‘가사노동자의 열악한 근무 실태’를 다룬 작품이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함께 △대상 200만원 △우수상 100만원 △장려상 50만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취재기사 부문 장려상에 선정된 ‘공허함 파고드는 위장 포교…청춘들은 그들의 먹잇감이다’(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구경진·박지영) 기사는 학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종교단체의 피해 사례를 생생하게 분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 안심 못 시키는 여성 안심귀가스카우트 서비스’(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권민지·서정윤·신요원·정윤영) 기사는 다양한 자료와 전문가로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당신의 약도 안전하지 않다’(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심유빈, 언론정보학과 이정인) 기사는 현장을 직접 뛰며 사례를 수집한 끝에 관리당국의 안일함을 지적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총 6팀 수상…“기자라는 꿈 굳힌 계기 돼”

우수상에는 ‘중국인이 이해 못 하는 지하철 중국어 안내방송’(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원종환) 기사가 선정됐다. 부실한 수도권 지하철 안내방송 탓에 중국인들이 겪는 불편함과 관련 외국 사례 등을 생생하게 전달해 심사위원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수상자가 된 원종환씨(21)가 군입대로 시상식에 불참, 동생 영민양이 대신 연단에 올라 “대학생 신분으로 취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오빠의 수상 소감을 대신 낭독했다.

대상의 영예는 ‘항공사 출국세 징수대행 수수료 수익, 15년간 1496억원’(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 김서연, 언론영상학부 박서빈) 기사가 차지했다. 항공사의 위탁수수료라는 참신한 소재를 통계자료와 정부 관계자, 해당 업체 관계자, 이용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점을 세밀하게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한 대안 제시로 심사위원들로부터 완성도 높은 기사를 만들어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대상을 수상한 김서연씨(24)는 “기존 발권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왜 항공사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걸까 하는 문제의식이 생겨 취재를 시작하게 됐다”며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관련 자료가 전무했고 기관들이 학생에게 쉽게 협조해 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를 해내겠다는 각오로 정말 끝까지 매달렸고 좋은 결과를 받게 돼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부문 대상에는 ‘가사노동자, 이제는 그림자에서 근로자로’(서울대 불어교육과 남은결, 정치외교학과 박혜준, 동양사학과 심규리, 국어국문학과 장수현)가 선정됐다. 기사로 쓸 수 있는 콘텐츠임에도 영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플랫폼 활용도가 높다는 호평이 나왔다. 박혜준씨(21)는 “학교 안에 갇혀 있다 보니 언론인이라는 직업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 이런 시기에 외부로 관심을 돌려 사회의 다른 면을 취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상까지 받게 돼 기자라는 꿈에 대해 다시 한번 희망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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