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압수수색 검사와 통화’ 일파만파…한국당, 탄핵 추진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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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검사와 통화한 것 맞다…아내 건강 배려해 달라 한 것”
나경원 “범죄 혐의자가 장관하는 게 나라다운 나라인가…탄핵 추진”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을 지휘하던 수사팀 검사와 통화한 것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거세다. 야당은 조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여당은 검찰과 야당이 내통했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9월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친 뒤 자리에서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9월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친 뒤 자리에서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9월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은 ‘압수수색 당시 현장 검사에게 전화를 한 사실이 있느냐’는 주광덕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압수수색을 당한 제 처가 놀라서 연락이 왔다”며 “처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시인했다.

주 의원이 “현직 법무부 장관이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검찰과 통화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협박이며 이는 탄핵 사유”라고 공격하자, 조 장관은 “처가 정신적‧육체적으로 안 좋은 상태에서 안정을 좀 찾게 해 달라고 한 것일 뿐 압수수색에 대해 방해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수시 지휘를 하지도 않았다”고 수습했다.

그러나 조 장관의 해명에도 한국당은 대정부질문 도중 정회를 요청하고 긴급 의원총회를 연 뒤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긴급 의총에서 조 장관의 행위에 대해 “명백한 수사 개입이자 직권 남용으로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탄핵 추진은 물론 직권남용 고발 등에 대해 전부 힘을 합쳐달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과 함께 조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이에 조국 장관 엄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대정부질문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 상황이 일일이 야당의 특정 의원과 공유되는 것에 대해 대단히 놀랍고 경악스럽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역시 대정부질문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 의원이 어떤 경로를 통해 (조 장관과 검찰의 통화 사실을) 들었는지 굉장히 궁금하다”며 “이는 피의사실을 알려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내통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후 조 장관의 국회 답변과 관련해 법무부와 검찰의 진실 공방이 오갔다. 법무부는 “압수수색이 시작된 후 변호인은 압수영장을 확인 중에 있었고 조 장관의 배우자는 옆에 있다가 충격으로 쓰러져 119까지 부르려던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서 배우자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왔는데, 배우자가 제대로 말도 못하는 등 건강이 염려되는 상태였다”며 “조 장관이 남편으로서 처가 놀라지 않게 압수수색을 진행해 달라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통화를 통해 압수수색을 방해하려는 취지가 아니었을뿐더러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였다.

반면 검찰 관계자는 “(정경심 교수가) 쓰러진 적이 없다. 도착해서 몇 분 사이에 벌어진 일인데 쓰러지고 말고 할 게 뭐가 있나”라며 “현장에 있던 검사에게 양해도 없이 기습적으로 휴대폰을 건네주며 받아보라 해 깜짝 놀라 받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관이 ‘처가 몸이 좋지 않고 아들과 딸이 집에 있으니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말씀을 여러 번 했다”며 “전화를 받은 검사는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집행하겠다’는 취지로 수차례 답했다. 이런 과정이 심히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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