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철폐에도 시위 계속…민주화‧반중(反中) 시위로 변모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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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우산혁명 5주년’ 대규모 집회…“우리가 돌아왔다”

홍콩에서 ‘우산혁명’ 5주년을 맞은 9월28일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 등 민주화 확대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시위는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된 이래 17주 연속 열린 주말 시위이기도 했다. 홍콩 시위대는 중국 국경절인 10월1일까지 시위 열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PEP
홍콩에서 ‘우산혁명’ 5주년을 맞은 9월28일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 등 민주화 확대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 PEP

우산혁명 5주년 맞은 날…“우리가 돌아왔다”

민주화 운동 재야 단체인 민간인권전선(Civil Human Rights Front)‘은 이날 오후 7시(현지시간) 홍콩 도심 애드미럴티에 있는 타마르 공원에서 우산혁명 5주년 기념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20만~30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검은 옷을 입은 시민들은 이날 홍콩 도심 곳곳에 ‘우리가 돌아왔다(We are back)’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붙이며 분위기를 띄웠다고 홍콩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일부 시위대는 인간 띠 잇기 시위를 재현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가 ‘우리가 돌아왔다’고 주장한 이유는 9월28일이 5년 전 우산혁명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홍콩 시민들은 지난 2014년 9월28일부터 79일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면서 도심 도로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였었다. 당시 하루 최대 50만 명이 참여할 정도로 시위 열기가 뜨거웠지만, 시위가 점점 강경해지고 검찰의 진압도 거세지면서 결국 1000여 명의 시위 주동자가 체포돼 미완의 혁명으로 끝이 났다.

송환법 철회에서 반중(反中) 시위로 변모

5년이 지난 이날에도 홍콩 시민들은 검은 옷을 입고 거리로 나섰다. 이날 참석자들은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5대 요구’를 모두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이다. 

앞서 지난 9월4일 홍콩정부가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담을 느끼고 송환법 공식 철폐를 발표했지만, 시위는 이후로도 4주 연속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시위는 당초 송환법에 반대하는 분위기에서 최근 들어서는 행정장관 직선제 등의 민주화 운동 또는 반중 성격으로 변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도 일부 시위대는 중국 공산당 깃발을 태우거나, 중국을 독일 나치에 비유한 '차이나치(CHINAZI)‘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곳곳에 붙였다고 홍콩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또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사진을 바닥에 붙여놓아 행인들이 밟고 지나가게 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는 경찰과 시위대간 무력 충돌이 빚어지면서 두시간 정도 지난 오후 8시47분께 해산했다. 이날에도 시위대는 경찰에 화염병과 벽돌 등을 던졌고, 경찰은 물대포를 사용하는 등 무력 진압에 나섰다.

홍콩 시위대는 주말인 9월29일에 이어 중국 건국 70주년을 기념하는 국경절인 10월1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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