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시티 포럼 2019] “보존과 개발 공존하는 가치관 변화에 기대”
  • 안성모·구민주·송응철·오종탁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4 16:00
  • 호수 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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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

‘좋은 도시(Good City)’는 과연 어떤 도시일까? 경제적으로 부유한 도시, 첨단시설을 갖춰 편리한 도시, 범죄가 없어 안전한 도시…. 사람들의 가치관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런 만큼 ‘좋은 도시’에 대한 기준도 다양할 수 있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서 도시는 저마다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좋은 도시’를 복제해 옮겨놓는다고 해서 ‘좋은 도시’가 형성되는 건 아니다.

시사저널은 우리의 삶터인 도시를 어떻게 하면 ‘좋은 도시’로 만들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자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더 넓고 더 깊게 들여다봤다. 왜 도시를 재생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도시혁신’ ‘가치혁신’으로 나아가는 도시재생의 미래를 모색했다.

시사저널이 주최하고 국토교통부, 국토연구원, HUG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후원하는 '굿시티포럼 2019 URBAN INNOVATION' 행사가 9월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로버트 파우저 독립학자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이 주최하고 국토교통부, 국토연구원, HUG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후원하는 '굿시티포럼 2019 URBAN INNOVATION' 행사가 9월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로버트 파우저 독립학자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을 비롯해 세계의 주요 도시들에서 생활해 온 로버트 파우저 독립학자에게 도시란 여행자로 스치는 장소가 아니라 일상의 터전이며 삶의 기반이다.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활동한 그는 2012년 한국어 교육과 관련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최근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를 출간했다.

파우저 교수는 1930년대부터 60여 년간 급격한 산업화로 도시를 꾸려온 한국 도시재생의 여러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산업화로 인해 악화된 주거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세우는 등 신도시 개발 정책을 실행했다. 이로 인해 2000년대부터 재개발로 인한 주민들 사이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졌고, 이후 재개발과 역사적 공간의 조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도시재생 문제점으로 주거 형태가 대부분 아파트이기 때문에 도시재생에 어려움이 크고 아파트가 아닌 주거 형태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높지 않다는 점, 그리고 주민을 ‘쫓아내는’ 형식의 철거 재개발이 많이 이뤄져 재개발을 둘러싼 찬반이 팽팽한 상황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오늘날 재개발을 하느냐 안 하느냐로 나뉘던 흑백논리에서 보존과 소규모 부분 개발이 공존하는 ‘그레이 스케일’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도시재생 계획에 있어 기대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친환경 등 주거 환경 개선에 필요한 여러 기술이 발전해 있다는 점 또한 제시하며 한국의 도시재생에 대한 긍정적인 청사진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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