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폴드 ‘14시간 테스트’ 논란…“내구성 문제” vs “실험이 문제”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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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번 접었다 펴도 문제 없다”던 제품 12만 번에 고장…실험 신뢰도 지적 제기돼

삼성전자의 접이식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14시간 동안 접었다 펴는 외신의 테스트를 두고 설왕설래가 벌어졌다. 우선 삼성전자의 설명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자 내구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반면 테스트 자체의 신뢰도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불거졌다. 

10월3일(현지시각) 미국 IT매체 씨넷이 유튜브에 올린 갤럭시 폴드 실험 라이브 영상. 10만번 접고 폈을 때 화면이 제대로 작동하는 모습이 나온다. ⓒ 유튜브 캡처.
10월3일(현지시각) 미국 IT매체 씨넷이 유튜브에 올린 갤럭시 폴드 실험 라이브 영상. 10만번 접고 폈을 때 화면이 제대로 작동하는 모습이 나온다. ⓒ 유튜브 캡처.

테스트를 진행한 미국 IT매체 씨넷은 10월4일(현지 시각) “갤럭시 폴드가 우리의 내구성 실험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테스트는 3일 낮 12시부터 기계를 이용해 갤럭시 폴드를 자동으로 접었다 펴는 작업을 반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11만9380번을 접고 폈을 때 제품의 경칩이 망가지고 한 쪽 화면이 꺼졌다. 12만169번을 넘기자 화면 전체가 꺼졌다. 이는 하루 100번을 접었다 편다고 가정했을 때, 약 3년 3개월 동안 쓸 수 있는 횟수다. 결함으로 인해 테스트는 4일 오전 2시에 끝났다.

당초 씨넷의 계획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접었다 펼치는 것을 20만 번 반복하는 것이었다. 이 수치는 삼성전자가 “5년간 접었다 펴도 문제없다”고 밝힌 횟수다. 

씨넷은 “이번 테스트는 실제 사용 상황을 가정한 실험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갤럭시 폴드가 얼마나 튼튼한지, 화면에 뚜렷이 문제가 나타나는 시점이 언제인지 알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갤럭시 폴드는 손상되기 쉬운 디스플레이와 제한된 배터리 수명, 또 가격 등 해결이 필요한 중요 문제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IT매체 더버지는 해당 테스트를 인용하며 “일반 스마트폰이 갤럭시 폴드보다 더 오래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갤럭시 폴드의 내구성보다 먼지나 물에 취약한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엔가짓은 “씨넷의 테스트는 삼성이 갤럭시 폴드의 내구성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했다. 

반면 일부 외신은 씨넷의 테스트 자체에 의문을 던졌다. 삼성전자 제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 샘모바일은 “이 테스트는 아무리 봐도 믿을 수가 없다”며 “짧은 시간 동안 10만 번 넘게 접었다 폈을 때 발생할 마찰열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씨넷이 밝힌 건 수 시간의 잘못된 사용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폴드가 얼마나 잘 견디는지 보여준 게 전부”라고 꼬집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스트 결과에 오히려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매체는 “중세 시대의 고문과도 같은 잔혹한 테스트를 견뎠다는 게 솔직히 인상적”이라고 표현했다. 또 “테스트 영상 속 소리를 들어보면 갤럭시 폴드를 급하게 닫을 때 들리는 ‘탁’ 소리가 난다”며 “14시간 동안 그렇게 급하게 닫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테스트 영상은 147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 가운데 100회 넘는 추천을 받은 글 중에는 “테스트의 속도와 힘이 실사용 수준을 훨씬 넘는다” “이 테스트는 삼성의 승리” “(테스트 영상을) 삼성에서 광고로 써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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