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체 ‘알릴레오’ 집단 성토…“성희롱 방송 규탄”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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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여기자협회, KBS기자협회·여기자회 일제 비판…유시민 “깊이 사과드린다”

한국기자협회를 비롯한 기자 단체들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일제히 성토했다. 방송에 출연한 패널이 KBS 여성 기자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의 성희롱 발언이 나온 10월15일자 유튜브 알릴레오 방송 'KBS 법조팀 사건의 재구성' ⓒ 유튜브 캡처
문제의 성희롱 발언이 나온 10월15일자 유튜브 알릴레오 방송 'KBS 법조팀 사건의 재구성' ⓒ 유튜브 캡처

한국기자협회는 10월16일 성명을 통해 “비상식적인 성희롱 방송을 개탄한다”며 “99만 명의 구독자가 시청하는 라이브 유튜브 방송에서 여과 없이 진행된 이번 성희롱 사태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발언 당사자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진행자로서 세심하지 못했던 유시민 이사장의 책임 있는 자세와 반성, 그리고 알릴레오 제작진의 재발 방지책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여기자협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여성 기자와 모든 여성 직업인, 전체 언론인의 인권과 명예를 훼손하는 사안으로 보고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과 발언 당사자를 향해 “사과문을 낸 데 그치지 말고 해당 유튜브 방송에서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자협회는 국내 언론사 31곳의 여성 기자 1300여명이 모인 사단법인이다. 

KBS 기자협회도 따로 ‘알릴레오의 경악스런 성희롱…유시민은 책임 있는 자세 보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이제 마지막 ‘지식인’으로서 유 이사장의 상식과 양심이 남아있는지 지켜보겠다”며 “발언 당사자는 자신의 발언이 취재 현장에 있는 여기자들에게 어떤 상처가 되는지 고민해보기 바란다”고 했다. 

KBS 내 여성 기자들로 구성된 여기자회도 “명백한 성희롱과 저열한 성 인식을 개탄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여기자회는 “당신들의 발언은 여성 기자들의 취재에 대해 순수한 업무적 능력이 아닌 다른 것들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취재 능력을 폄하하고자 하는 고질적 성차별 관념에서 나온 말”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발언을 한 당사자는 전날 알릴레오에 출연한 장용진 아주경제 기자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를 한 KBS 법조팀의 여성 기자 A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검사들이 A 기자를 좋아해 (수사 내용을) 술술 흘렸다”고 주장했다. 또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방송 말미에 “오해의 소지가 조금 있을 것 같다”며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기자도 “사석에서 많이 하는 얘기라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생방송 이후 알릴레오 제작진은 해당 부분을 삭제해서 올렸다. 이후 유 이사장은 또 유튜브에 본인 명의로 “해당 기자분과 KBS 기자협회,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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