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직원에 갑질’ 권용원 금투협 회장, 사과에도 논란 ‘활활’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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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개 회원사 보유 금융투자업계 최대 단체 수장
지난해 2월 취임 後 폭언 문제 등으로 내부 잡음
권 회장 “거취, 의견과 뜻 구해 따를 것”
ⓒ 한국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 한국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국내 주요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회원사로 보유한 금융투자협회(금투협)의 회장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잘못을 인정한 뒤 사과했음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권용원 금투협 회장은 10월21일 사과문을 내 "저의 부덕함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모든 분, 특히 기자 여러분, 여성분들, 운전기사를 포함한 협회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권 회장이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폭언하고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듯 발언하고 홍보 담당 직원에게 기자를 위협하라고 조언한 사실을 담은 녹취가 10월18일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해당 녹취에서 권 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까 각오하고 오라"고 말하고, 이에 운전기사가 아이 생일이라며 머뭇거리자 "미리 얘기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 받잖아"라고 말했다. 

그가 직원 앞에서 "너 뭐 잘못했니 얘한테? 너 얘한테 여자를 XXX"이라며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하거나 "네가 기자 애들 쥐어 패버려"라며 기자를 위협하라고 조언하는 내용도 녹취에 담겼다. 

금투협은 총 427개 회원사를 보유한 금융투자업계 최대 단체다. 금투협 회장은 업계에서 능력 있고 신망이 두터운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주로 역임해 왔다. 권 회장은 지난해 1월 금투협회장 선거에서 3파전 끝에 당초 예상을 깨고 1차 투표에서 압승(득표율 68.1%)을 거뒀다. 

1961년생인 권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사 학위(경영학)를 받았다. 기술고시(21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0년간 일한 특이한 이력의 금융투자인이다. 이후 다우기술 부사장, 다우엘실리콘 사장,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을 거쳐 2009년 4월부터 금투협 회장 당선 직전까지 키움증권 사장을 맡았다. 

권 회장은 업계 안팎에서 꼼꼼하고 실용적인 성격으로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2월 금투협 회장으로 취임한 뒤 지속적인 폭언 문제 등을 두고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권 회장의 사과에도 갑질 논란과 내부 갈등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거취와 관련, 권 회장은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그 어떤 구차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면서 "거취 문제에 관해 관계되는 각계각층의 많은 분의 의견과 뜻을 구해 그에 따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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