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정식 인천 미추홀구청장, ‘황제 워크숍’ 논란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3 11:4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청장 포함 7명 워크숍에 예산 983만원 지출…강사 3명 강사료만 648만원
식사시간도 20만~25만원씩 강사료 지급…“용역업체에 맡겨 저렴하게 한 것”

인천 미추홀구청이 김정식 구청장을 포함한 7명의 2박3일짜리 워크숍에 약 1000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황제 워크숍’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워크숍 예산 중 절반 이상이 강사료로 사용됐는데, 식사시간도 강사들에게 1시간 당 20만~25만원씩 강사료를 지급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워크숍 전날 숙박비도 제공했다.

ⓒ 인천 미추홀구청
ⓒ 인천 미추홀구청

22일 인천 미추홀구청과 홍영희 미추홀구의회 의원 등에 따르면, 김 구청장과 별정직 비서실장, 수행비서, 운전기사 등 총 7명은 2018년 11월16일부터 18일까지 2박3일간 일정으로 강원도 속초에 들어 서 있는 4성급 호텔에서 강사 3명을 초빙해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 주제는 ‘골목골목까지 행복한 미추홀구 구현을 위한 비전 추진’이다. 민선7기 미추홀구정의 비전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리더십과 개인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워크숍 일정은 힐링테라피와 힐링 소양 강의, 미추홀구 비전 추진을 위한 자체 토의, 힐링 트래킹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의 한 인력교육업체가 미추홀구청의 제안에 따라 워크숍 일정 계획을 짜고 비용을 산출하는 등의 용역을 맡았다.

워크숍은 위탁교육비와 연수원비, 기타진행비용, 별도 강사료 등 총 983만원의 구비가 투입됐다. 1인당 140만원짜리 워크숍인 셈이다. 이 가운데 위탁교육비가 562만원이고 별도 강사료가 86만원이다. 총 648만원이 강사료 명목으로 사용됐다.

위탁교육비를 세부적으로 보면, 강사 1명에게 1시간 당 25만원씩 총 7시간에 175만원이 지급됐다. 또 다른 강사 1명에게도 1시간 당 20만원씩 총 15시간에 300만원을 지출했다. 워크숍의 교육일정은 약 18시간에 불과하다. 이는 식사시간도 강사료를 지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인천시의 강사수당 및 원고료 등 지급기준에 따르면, 대학교의 조교수나 3급 이상 공무원, 기타 원장이 전문강사로 인정하는 자 등을 전문강사로 분류해 시간당 20만원의 강사수당을 책정하고 있다.

이 워크숍에서 1시간 당 20만원 이상의 강사료를 받은 강사들은 국민생활체육 국학기공 자격증 소지자와 웃음치료사다. 이 때문에 전문강사 기준에도 포함되지 않는 강사들에게 과다한 강사료를 지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1시간 당 20만원의 별도 강사료를 받은 A씨는 인천지역 대학에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인천에서 수영 종목 단체장을 맡기도 했다. A씨가 작성한 논문은 해양스포츠 활성화와 생활체육 참여자와 참여 만족 등이다.

이들 강사들은 2박3일간 일정인데도, 워크숍 전날부터 3일간 숙박했다. 설악산케이블카 탑승 등 체험프로그램에도 김 구청장 등과 함께 참여했다.

구청 측은 식사시간에도 구청장 등 워크숍에 참여한 인원을 인솔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역할도 강사료에 포함시켰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워크숍을 급하게 계획하다 보니, 다른 업체와 견적 등 비교하는 절차가 부족했다”며 “용역업체를 소개 받아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다른 업체보다 저렴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홍영희 미추홀구의원은 “7명이 가는 워크숍에 세금 1000여만원을 지출했고, 강사료도 인천시의 지급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시민들의 상식선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워크숍인 만큼, 이번 구의회 행정감사에서 워크숍 예산 과다지출 문제를 지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