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파 대해부②] 與 지지층은 “사법 개혁”, 野 지지층은 “국회 개혁”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5 07:30
  • 호수 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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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국민 대상 ARS 여론조사 분석…민주당-한국당 지지율 격차 7.9%p

문재인 대통령은 10월22일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국민의 요구를 깊이 받들어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정국에 대한 국정 최고지도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조 전 장관 인선에 따른 부정적 국민 여론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공정 개혁의 이유를 ‘국민의 요구’라고 에둘러 말했다.

시사저널은 창간 30주년 기획으로 ‘무당파층’에 대한 집중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30쪽 기사 참조), 현 정국에 대한 전체 국민의 정서와 비교해 보기 위해 일반 ARS 여론조사를 병행 실시했다. 여론조사 전문기업 서베이몹(surveymob.co.kr)에 의뢰해 10월24~26일 진행한 일반 국민 10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 정서는 그대로 나타났다.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1.5%가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의견은 28.0%였다. 중간 영역인 ‘대체로 잘하고 있다’와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는 답은 각각 15.0%와 13.6%를 기록했다. 종합하면, 긍정적 의견(43.0%)보다는 부정적 의견(55.1%)이 많았다.

연령대별로 50대와 60대 이상에서 부정적 의견이 각각 59.6%와 70.8%로 나왔으며, 20대에서는 응답자의 55.2%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역별로 호남권(광주·전남·전북)에선 긍정적 의견이 64.5%로 가장 높았다. 반면 TK(대구·경북) 지역에선 부정적 의견이 71.8%로 가장 많이 나왔다.

8월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민의 명령, 국정 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8월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민의 명령, 국정 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응답자 41.5% “文 정부, 매우 잘못하고 있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응답자가 41.5%로 가장 높게 나왔다. 그 뒤를 자유한국당(33.6%), 바른미래당(7.7%), 정의당(5.7%)이 이었다.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의견은 5.8%였다. 민주당의 경우 40대(54.9%), 30대(54.5%)의 지지율이 높았고, 반대로 60대 이상(24.8%)에서는 낮았다. 지역별로는 호남권의 지지율(64.6%)이 높았다. 한국당은 60대 이상에서 지지율이 51.5%로 높게 나왔다. 반면 40대의 지지율은 20.9%, 20대는 22.9%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만약 이들 연령대의 내년 총선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한국당으로선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TK와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각각 37.4%와 40.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전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PK에선 민주당이 36.8%로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서울에선 민주당이 43.1%, 한국당이 30.3%였으며, 인천·경기에선 41.4% 대 33.9%였다.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유승민 전 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TK 지역에서 전국 평균(7.7%)보다 높은 12.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박정희 향수’로 세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인 우리공화당은 TK 지역에서만 8.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내년 총선이 끝나면 여야는 사실상 차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시기적으로 그렇다. 문재인 정부 역시 집권 후반기로 돌입하면서, 여야 잠룡들 모두 기지개를 펴고 대권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국민이 호감도를 나타내는 여권의 대선주자로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갖고 있는 이낙연 총리(23.7%)였다. 조국 전 장관은 9.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7.0%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6.1%, 박원순 서울시장은 3.4%였다. 하지만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의견은 가장 많은 34.6%를 기록했다. 차기 대권주자를 향한 표심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야권에선 황교안 한국당 대표(24.7%)가 가장 많이 나왔다. 황 대표는 60대 이상과 강원·제주에서 각각 37.1%, 37.6%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황 대표 다음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야당 정치인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21.0%)였다. 심 대표는 40대(29.1%)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지지율은 각각 7.5%와 5.8%였다.

우리 국민은 내년 총선에서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응답자의 30.0%가 ‘후보 능력 및 경력’을 꼽았고, ‘도덕성’이라는 의견은 24.1%, ‘소속 정당’과 ‘후보 정책 및 공약’은 각각 18.7%와 14.9%였다.

 

與 이낙연-野 황교안, 차기 대권 양강 체제

가장 시급하게 개혁돼야 할 대상으로는 ‘국회 개혁’(27.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를 ‘사법 개혁’(25.0%)과 ‘대통령제 등 권력구조 개혁’(11.6%), ‘교육 개혁’(7.7%) 등이 이었다. 사법 개혁에는 최근 정치권에서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문제 등 검찰 개혁이 포함된다.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이 반영된 듯 ‘재벌 개혁’은 1.4%에 불과했다. 반면 ‘노동 개혁’이라고 대답한 의견은 5.4%였다.

지지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응답자의 45.8%가 ‘사법 개혁’을 선택했다. 이는 최근 조국 사태에서 검찰과 여권이 정면충돌한 것에 대한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당 지지자들도 응답자의 33.8%가 ‘사법 개혁’을 선택했다. 보수 성향의 한국당 지지자들은 ‘사법 개혁’이라고 대답한 의견이 3.9%에 불과해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오히려 ‘대통령제 등 권력구조 개혁’이 19.8%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번 조사는 전국 102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화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다. 2019년 9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의뢰기관: 시사저널/ 조사기관: 서베이몹(KTMM)/ 총 응답자: 전국 성인 1020명(유선 194명, 무선 826명)/ 표집오차: 95% 신뢰수준 ± 3.1%/ 응답률 2.3%/ 조사방법: 무선 및 유선 RDD를 이용한 ARS 전화조사,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조사기간: 2019년 10월24일(목)~26일(토) /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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