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운동하다 ‘악!’…근육·관절 부상 주의보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6 14:00
  • 호수 156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사들이 경고하는 무릎·골반·어깨·팔꿈치 부상 예방 포인트

가을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잘못된 자세와 무리한 움직임으로 자칫 근골격에 부상을 입기 십상이다. 운동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운동할 때 무리하지 않는 게 부상을 방지하는 첫걸음이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체력을 넘겨 운동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 예컨대 운동한 후 종일 피곤을 느낀다면 운동 강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운동하고도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시사저널 고성준 뉴시스 시사저널 박정훈 pixabay
ⓒ 시사저널 고성준

무릎 손상 주의 필요한 운동 달리기

스트레칭 통해 슬개건염 위험 줄여야

남녀노소가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은 달리기다. 달릴 때 조심할 신체 부위는 무릎이다. 달리기로 입은 부상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무릎 손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 무릎 부상으로 생기는 가장 흔한 질환은 슬개건염이다. 슬개건은 무릎 앞쪽에서 만져지는 둥근 뼈인 슬개골과 정강이뼈를 이어주는 힘줄을 말한다. 허벅지 근육(대퇴근)의 힘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힘줄에 미세한 손상이나 염증이 발생하면서 통증이 생긴다. 달릴 때뿐만 아니라 계단을 오를 때도 아프다가 점차 무릎이 붓는다.

예방법은 달리기 전 준비운동이다. 또 평소 운동하지 않던 사람은 달리는 강도를 낮춰야 한다. 만일 슬개건염으로 진단받았다면 무릎 사용을 자제하는 일이 우선이다. 평소 달리기 운동을 해 왔더라도 무릎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달리기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을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찜질)와 병행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이범식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적당한 거리를 자신의 체력에 맞는 속도로 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무릎 스트레칭을 포함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면 슬개건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시사저널 고성준 뉴시스 시사저널 박정훈 pixabay
ⓒ pixabay

고관절 많이 쓰는 스쿼트

기마자세 정도 높이로만 해야 대퇴비구 충돌 예방

하체 근력 강화를 위해 스쿼트를 하는 사람이 많다. 스쿼트는 바른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잘못된 자세로 스쿼트를 하면 자칫 대퇴비구 충돌이라는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고관절(골반과 넓적다리뼈가 연결된 관절)은 ‘볼-소켓’ 모양의 관절 구조여서 어깨 관절처럼 상당히 큰 범위와 다양한 각도로 움직인다. 그러나 성인 4명 중 약 1명은 고관절을 구성하는 대퇴골(넓적다리뼈)과 골반(비구)의 모양이 조금 돌출돼 있어 과도하게 고관절을 움직이면 두 개의 뼈가 맞닿는 가장자리(비구순)에 반복적인 충돌이 생긴다. 그러면 고관절의 연골이나 비구순에 손상이 생겨 통증이 유발된다. 이 질환이 대퇴비구 충돌이다.

스쿼트는 아령 등을 이용하거나 맨몸으로 반쯤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이다. 엉덩이를 굽힐 수밖에 없어 고관절의 굴곡과 신전 운동(신체를 늘여서 근육을 이완하고 유연성을 높이는 동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그런데 근력 강화 욕심 때문에 과도하게 무거운 무게를 들고 반복적으로 운동하면 자세가 무너지면서 고관절에 무리가 간다. 대퇴비구 충돌이 발생하면 쪼그려 앉을 때 통증이 발생하며 관절에 퇴행이 진행되는 사람은 걸을 때도 통증을 느낀다.

스쿼트의 바른 자세는 두 다리를 모으지 않고 어깨너비로 벌리고 고관절이 과도하게 꺾이지 않을 정도까지만 굽히는 것이다. 태권도의 주춤서기(기마자세) 정도의 높이로만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필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환자 10명 중 6명은 생활습관이나 운동 방법을 교정하고 약물치료를 하면 좋아진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이 안 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시사저널 고성준 뉴시스 시사저널 박정훈 pixabay
ⓒ 시사저널 박정훈

어깨 회전이 많은 골프

평소 고무밴드로 어깨 근육 단련해 회전근개 손상 막아야

가을은 골프를 즐기기 좋은 계절이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보다 정적인 운동이어서 부상 위험이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반복적인 스윙으로 허리, 팔꿈치, 손목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어깨 회전근개 손상이 잘 생긴다.

회전근개는 어깨 부위 근육과 힘줄(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겹갑하근)의 조합을 말한다. 어깨 움직임이 반복되면 회전근개가 주변 뼈나 인대와 충돌해 통증(어깨충돌증후군)이 생기고 심하면 파열된다. 초기에는 통증 부위가 명확하지 않지만 방치하면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회전근개 손상을 예방하려면 자신의 잘못된 스윙 자세를 교정하는 게 우선이다. 흔히 뒤땅이나 토핑이라고도 불리는 잘못된 스윙을 반복하면 어깨 근육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깨충돌증후군이 있거나 회전근개가 부분적으로 파열된 경우에는 약물, 주사, 운동 치료로 호전되는데 이 가운데 운동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운동치료는 단순히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깨 주변 근육의 균형을 회복시킨다. 회전근개와 견갑골(어깨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운동치료는 고무밴드(세라밴드) 한쪽을 고정하고 나머지 한쪽을 천천히 잡아당겼다 놓기를 반복하는 동작이다. 통증으로 운동이 힘든 경우에는 열전기 물리치료를 병행해 관절, 근육, 힘줄 부위를 부드럽게 함으로써 통증을 줄인다. 고경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회전근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어깨 운동을 통해 관절을 튼튼하게 만들어둬야 한다. 또 시작 전에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고 자신의 나이와 체격에 맞게 스윙을 하고 클럽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시사저널 고성준 뉴시스 시사저널 박정훈 pixabay
ⓒ 뉴시스

격렬한 운동 테니스

테니스엘보 통증은 충분한 휴식이 보약

골프와 비교해 테니스는 격렬한 운동이다. 백핸드 동작에서 손목을 손등 쪽으로 들어올리는 동작을 한다. 이때 팔꿈치 바깥쪽 부위의 힘줄에 생긴 미세한 파열이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테니스엘보다. 실제로는 팔꿈치보다 손과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해 생긴 증상이다. 아령을 들거나 망치질 같은 작업으로도 생길 수 있다. 흔히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이 이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테니스엘보라는 이름이 붙었다.

테니스엘보는 대부분 한 번의 충격으로 발생하기보다는 반복적인 충격이 누적된 결과다. 처음에는 약간의 통증만 느껴지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파스를 붙인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파열이 더 진행되고 팔꿈치 바깥쪽의 통증이 심해진다. 통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라면 안정을 취하면 잘 호전된다. 통증 부위를 붕대나 밴드로 고정해 덜 움직이고 동시에 약물치료(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나 물리치료를 받는 게 좋다. 심하면 아픈 곳에 주사를 맞기도 한다.

전인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한 번 손상된 근육이나 인대는 다시 손상되기 쉬우므로 치료해 증상이 좋아졌더라도 재발하지 않도록 최소한 몇 달 동안은 무리한 팔꿈치 사용을 삼가고 운동을 하더라도 신전 힘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