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서 나포됐던 北주민들, 16명 살해 혐의자였다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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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11월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동해상에서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11월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동해상에서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동해상에서 군 당국에 나포됐던 북한 주민 2명이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11월7일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지난 11월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오늘 오후 3시10분경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며 "합동조사 실시 결과 이들은 20대 남성으로 동해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 배에서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기관 합동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월 동료선원들과 함께 러시아 해역 등을 다니며 오징어잡이를 하던 중 살인을 저질렀다. 당초 3명이 공모해 선장을 살해하고 범행 은폐를 위해 다른 선원 15명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은 오징어를 팔아 자금을 마련한 뒤 자강도로 도주하려 했다. 김책항 인근으로 이동했다가 공범 1명이 체포됐고, 나머지 2명은 다시 해상으로 도주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들은 남하 과정에서 우리 해군과 조우한 뒤 이틀간 도주했고 경고사격 후에도 도주를 시도했다"며 "북한 경비함도 (이들을) 잡으러 왔고 우리 해군도 NLL 근처에 미상의 선박이 접근해있기 때문에 (이틀간 추적했다)"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마지막에) 해군 특수전 요원들이 들어가서 (북한주민 2명을) 제압했다"며 이후 이들을 삼척항으로 데리고 왔다고 설명했다. 붙잡힌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가 북한 주민을 판문점을 통해 다시 북한으로 강제추방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이들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로 보호 대상이 아니며 우리 사회 편입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부 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추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11월5일 개성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이들의 추방 계획을 서면으로 통보했다. 북측은 하루 뒤 인수 의사를 밝혀왔다. 정부는 이들이 타고 있던 선박(17t급)도 11월8일 동해 NLL 경계 선상에서 북측에 인도할 예정이다. 

한편, 추방된 북한 주민들이 살해한 동료 선원들의 시신은 바다에 유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명확한 물증 확보 등과 관련해 통일부 측은 북한에서 추가로 조치할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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